조사한 건 겨우 ⅓ '멜라민 2차패닉' 우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8.09.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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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中법인 제품서도 검출… 커피크림도 도마 위로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로 불붙은 멜라민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해태제과에 이어 롯데제과 (25,000원 ▲650 +2.67%)의 중국 현지법인에서 생산된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굴지의 국내 제과업체들이 잇따라 '멜라민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해당 품목도 분유, 과자에 이어 커피크림으로 확대됐다. 과자에 이어 커피크림에서까지 멜라민이 검출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중국에서 독성물질 멜라민으로 첫 사망자까지 나왔지만 "문제의 분유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식약청이 뒤늦게 조사에 나섰고 해태제과 등 두 개 제품에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폭탄발표'를 했다.



국내 식품시장도 '멜라민 안전지대'에서 위험 지역으로 돌변하면서 소비자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날 발표된 식약청 조사 결과는 전체 428개 제품 중 124개 제품에 대한 것으로 조사 진행률이 30%가 채 되지 않는다는 점. 추가 조사가 진행되면서 '제2의 미사랑'이 나올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이미 커피크림이 도마 위에 올랐다. 멜라민이 검출된 대만 음료회사의 커피크림이 3개 업체를 통해 국내 수입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문제의 대만 회사는 중국에서 커피크림을 수입해 사용해왔는데 지난 4~9월 수입분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커피크림은 3개 수입업체를 통해 국내에도 들어와 자동판매기 등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크림에는 우유에서 유래된 식품첨가제인 카제인이 함유 돼 있다.

과자에 이어 커피크림에서까지 멜라민이 검출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자판기 업계는 물론, 커피크림을 사용하는 제과업계, 커피업계, 호텔업계 등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로 통하는 학교 주변에서 판매중인 영세업체의 제품도 큰 문제다. 해태제과, 롯데제과 등 제과업계 대기업도 '멜라민 레이더'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에서 영세업체가 제조, 또는 수입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멜라민 검출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고 있는 데에는 해당 제조사들의 안전 불감증 이외에도 감독당국인 식약청의 무계획하고 안일한 초기 대응도 문제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전날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식약청의 늑장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안전경보를 발령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약청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데다 조사 대상이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는 '제2의 미사랑'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조사 결과만 지켜봐야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청이 워낙 급작스럽게 이번 조사에 착수한데다 해태제과에서 검출 결과가 나오자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식약청의 체계적 대응 시스템이 무너져 업계, 소비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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