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한 달간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몸 사리기'에 나서면서 당분간 증시는 1400-1500 박스권에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스탠스(주식 매수 및 주식 비중 확대)에 변화는 없다"며 "시점과 가격에 따라 전략을 바꿔가면서 가장 좋은 효과를 얻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저가매수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추격매수 보다는 보수적인 투자를 견지하겠다는 뜻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최근 단기랠리는 추세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매도 해소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저가매수로 증시 수급측면에서 큰 역할을 했던 국민연금도 1500선에서는 매입단가 부담으로 매수강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대내외 경제여견을 감안하면 지금은 방어 운전을 해야 할 때"라며 "적은 돈으로 최대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보수적 전략이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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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함께 증시 수급에 한 몫 했던 기관투자가들도 몸을 낮추기는 마찬가지다. 기관투자가들 역시 지수 상승 부담과 여전한 증시불안으로 추격매수에서 '관망 후 매수'로 돌아서고 있는 상태다.
증권사 한 자산운용 담당자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환율, 유가 등 증시 여건이 불안한 상태라 추격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태"라며 "현재 추격매수보다는 지수가 다시 1400선 초반으로 밀릴 때를 대비해 관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10월 증시는 1400-1500선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을 주도하던 매수주체들이 사라지면 증시 수급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인환 사장은 "최근의 증시 상승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수급측면에서 안전판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특별한 매수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연기금의 매수강도마저 약해지면 증시는 1400-1500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