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나타난 당내 찬반 여론에 대한 해석도 갈린다. 당 지도부는 원안대로 가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침묵하는 다수'를 고려할 때 정부안에 반대하는 입장이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이미 정부 원안의 수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의총과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찬성론'이 많다는 게 근거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26일 KBS 라디오에 출연 "정부안을 존중해 당초 정해진 스케줄대로 가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안의 '선수용-후조정'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안의 수정.보완을 요구해 온 초선 의원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전날 '정부안 수용 불가' 입장을 공식 발표한 민본21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다.
모임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안을 원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1가구1주택 고령자와 장기보유자에 대한 감면을 우선 하고 종부세 부과기준과 세율 및 과표구간 조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나온 뒤 국민적 공감대를 갖고 추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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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여론에 대해서도 "상당수 의원들의 정부 개편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떠나 보완과 시기적 조절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김성태 의원과 주광덕 의원도 당 지도부의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종부세 개편안은 대다수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내용이므로 원안 자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날 "지도부에선 여론조사 결과가 (찬반이 각각) 65대35라고 주장하지만 젊은 의원들과 지방출신 의원들은 그 비율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당 지도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저희 민본21에서 제시한 대안이 현실성 있고, 금년 안에 실현가능한, 그리고 국민들과 야당도 공감해주실 수 있는 내용"이라며 정부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의총 등을 통해 수렴된 당내 의견을 토대로 당의 입장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정부안에 대한 '찬반' 입장이 첨예해 당론 확정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