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구제안 잠정 합의 '안도랠리'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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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196p↑, 금융주 상승 주도.."발표 임박"관측

미 의회의 공화·민주 지도부가 정부의 금융구제법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미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96.89포인트(1.82%) 상승한 1만1022.06으로 마감했다.
금융주 비중이 높은 S&P500지수는 23.31포인트(1.97%) 오른 1209.18로 장을 마쳐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나스닥 역시 30.89포인트(1.43%) 올라선 2186.57을 기록했다.

초반 부진한 주택지표로 보합권에서 출발한 미 증시는 구제법안 합의 관측이 확산되며 장중반 이후 상승폭이 확대됐다.
금융구제법안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게 될 금융관련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공화 민주 양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조지 W.부시 미 대통령과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긴급 회동을 갖고 구제법안 합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구제법안 승인 임박..금융주에 햇볕



미 의회 지도부가 구제금융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7000억달러 구제금융이 투입될 금융권 주식이 강세를 보였다.

씨티그룹이 2.37% 올랐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3.3%, JP모간체이스가 7.31% 올랐다.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도 각각 2.19%, 7.80% 올랐다. '투기주'신세가 된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10센트(45.33%) 오른 33센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날 S&P에 의해 신용등급이 대폭 강등된 워싱턴 뮤추얼은 25.22% 폭락했다. 이날도 워싱턴 뮤추얼 인수를 둘러싼 각종 루머가 주가를 출렁이게 만들었다.


◇GE는 실적 하향, 나이키는 호조

수익의 50% 이상을 금융부문에서 얻고 있는 GE 역시 금융주 강세 분위기를 타고 6.16% 급등했다.

GE는 그러나 이날 3분기 순익이 주당 43~48센트로 전망된다며 이전에 제시했던 주당 50~54센트에서 다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체 순익 전망치도 종전 제시했던 2.20~2.30달러보다 낮은 1.95~2.10달러로 수정했다.
GE캐피털의 차입비율을 낮추기 위해 모회사에 대한 배당을 줄이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전날 장마감후 1분기 순익이 5억1050만달러(주당 1.03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히면서 9.68% 급등했다. 작년 같은 기간 순익인 5억6970만달러(주당 1.12달러)에 비해서는 적지만 예상치인 주당 93센트를 웃도는 실적이다. 매출은 54억3000만달러로 전년비 17% 늘었다.

◇ 유가 강세, 달러는 약보합

금융시장 안정으로 에너지 수요감소추세가 둔화되고 미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면할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29달러(2.2%) 오른 108.02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초반 미 경제에 대한 우려로 103.2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구제법안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세로 전환했다.

달러화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오후 4시2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03센트(0.02%) 상승한 1.4624달러를 기록중이다.

미 의회가 금융구제 법안에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는 달러 가치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금융구제법안 통과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인하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며 달러가치를 끌어내렸다.

도쿄 미쓰비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럽스키는 "연준이 다음주 초 개장전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리먼 메릴린치 AIG의 몰락으로 인한 금융시스템 충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37센트(0.34%) 상승(엔화가치 하락)한 106.48엔에 거래됐다.

◇ 경기 주택 지표 부진

이날 발표된 주택지표는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상무부는 8월 신규 주택 매매가 전달에 비해 11.5% 급감한 46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1년 1월 이후 최저로, 전달 대비 1% 감소한 51만채를 예상했던 전문가 전망에도 크게 미달하는 결과다.
지난해 8월에 비해서는 35%나 급감했다.

미 상무부는 8월 내구재 주문이 전달 보다 4.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운송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3% 줄어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1.9%, 0.5% 감소할 것이란 예상을 큰폭 웃도는 결과다.
전문가들은 미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주(15일~20일) 미국에서 신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전주 보다 3만2000명 늘어난 49만3000명을 기록해,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수로는 지난 2001년 9월 이후 최다 수준을 보였다. 노동부는 허리케인 구스타프 와 아이크 등의 여파로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에서 실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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