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교보생명 주주된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9.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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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900억규모 교보생명·도로공사 주식 현물출자 추진

정부가 수출입은행에 대해 최대 6900억원 규모의 교보생명 주식과 한국도로공사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이 교보생명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로 올라서게 됐다.

24일 정부와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한 현물출자 대상을 정부가 보유한 교보생명, 도로공사 주식으로 압축했다.



정부는 교보생명과 도로공사의 주식을 일정한 비율로 조합, 수출입은행에 올해 중 최대 6900억원 어치의 주식을 현물출자할 계획이다.

이 경우 수출입은행의 자본금은 3조3087억원에서 수권자본금인 4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최근 수출입은행은 건전성 악화에 외화조달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정부가 현물출자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기업 지분으로는 도로공사(지분율 88.5%), 교보생명(5.9%), 신세계(3.5%)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교보생명 주식은 지난 2003년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 신용호 전 회장이 타계한 뒤 신창재 회장 등 유족들이 상속세로 정부에 물납한 것이다. 6월말 현재 교보생명은 신 회장이 지분 33.6%로 1대주주로 있으며 대우인터내셔널과 자산관리공사가 각각 24.0%, 9.9%로 각각 2, 3대 주주에 올라있다.

수출입은행은 현물출자 때 도로공사 주식보다 교보생명 주식의 비율이 더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향후 상장될 가능성이 높지만 도로공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 고위 관계자는 "자본확충 자체가 목적인 만큼 현물출자받은 주식을 당장 현금화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현금화가 필요한 상황이 올지 모르는 만큼 가급적 교보생명처럼 환금성이 좋아질 수 있는 주식이 출자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한때 신세계 주식도 수출입은행에 현물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정부가 그대로 보유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상장된 신세계 주식의 경우 환금성이 높아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 향후 활용도가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 주식은 2006년 이명희 회장의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이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증여세로 물납된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신세계처럼 장내에서 거래되는 상장사 주식들은 필요할 경우 현금화해서 예산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만큼 가급적 보유하고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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