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원투펀치, 오늘을 구원할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9.2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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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개장전]

찰떡궁합 원투펀치, 오늘을 구원할까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헨리 폴슨 미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준(FRB) 의장처럼 요즘 바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심기도 매우 불편할 것이다. 은행주에 투자했다 쪽박이 난 주주들, 파산한 회사를 떠난 리먼 브러더스 직원들의 원성이 월가를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공무원은 나랏님이 일을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할 일을 해야한다. 그게 사명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재임 기간중 역사적인 위기가 감지됐고 마침내 터졌으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요즘 둘은 하루가 멀다 하고 같은 자리에 앉아 공식, 비공식 토론(협의, 논의)을 하거나 같은 연단에 나란히 서서 연설할 때가 많다.

지난주 70000억달러의 부실 모기지증권 구제법안 발표에도 둘은 같이 했다. (사안이 사안이다보니 임기 말년의 조지 부시 대통령도 동석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된 둘이지만 친하게 된지는 얼마 되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은행(골드만삭스) 회장, 대학(프린스턴대 등) 교수로서 노는 물이 서로 달랐다. 사회 생활을 오래한 다 큰 어른이 '큰일'을 앞두고 단기간에 단짝이 된 전형적인 케이스다.

그래도 둘은 겉보기에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마가 아주 넓다는 점이다.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 이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옆에 서 있는 부시 대통령의 작은 얼굴이 더 작아 보인다.

둘이 23일 뉴욕증시 오전장중 다시 공개석상에서 만나 우애와 협력을 다짐할 예정이다. 7000억달러 법안에 대한 상원 증언대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일단 증언은 동부시간 오전 9시30분 예정돼 있다. 마켓워치는 7000억달러 법안뿐 아니라 신용시장 현황, 패니매와 프레디맥 국유화, 투자은행들의 처리, 기타 등등 굵직한 개입과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7000억달러 만으로 역사적인 금융위기가 해결될 것인지 아니면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적인 조치가 대기중인지 투자자뿐 아니라 국민들은 매우 궁금하다. 나아가 국민들은 자신들이 7000억달러만 부담하면 주택경기 침체가 새로운 국면으로 개선되고, 침체로 치닫고 있는 실물경제가 회복세로 전환할 수 있는 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유니크레딧의 필립 기스타키스 전략가는 "구제금융은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중요한 조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경기침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증언에는 799개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전면 금지하는 규제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콕스 미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동석한다. 공매도가 금융주 급락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지만 22일 미증시는 무섭게 하락했다. 공매도가 추세를 바꾸지 못한다는 가설이 입증된 셈이다.

사모펀드의 금융주 지분 한도를 25%에서 33%로 확대한다는 연준의 규제완화 방침도 전해졌다. 33%는 경영권을 사실상 장악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도를 지닌' 투자자가 사모펀드를 통해 은행 경영권을 노릴 수 있고 이는 시장 관점에서 호재다. 그런데 지분 한도 때문에 은행주를 더 못사는 사모펀드는 얼마나 될까 갑자기 궁금하다.

워싱턴뮤추얼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분리매각할 수 있다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는 강경 태도다. 시장이 말을 들어줄 지는 의문이지만.

미증시 선물은 증언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관망세를 반영,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현지시간 7시20분 현재 다우선물은 46포인트 하락한 1만1017, 나스닥100선물은 2.25포인트 하락한 1667.50을, S&P500선물은 4.8포인트 하락한 1209.00을 나타냈다.

유가는 전자거래에서 경기침체를 반영해 배럴당 106달러선으로 하락했고, 달러화는 미정부의 막대한 구제금융 전망을 반영해 힘없는 상태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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