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모르는' 모기, 추석 지나도 '앵앵'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8.09.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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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모르는' 모기, 추석 지나도 '앵앵'


추석이 지났지만 여전히 편안한 잠자리는 '꿈같은' 이야기다. 계속되는 열대야도 문제지만, 10월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까지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모기 발생 밀도는 평년대비 188% 증가했다. 일본뇌염 매개모기 발생밀도는 평년대비 325% 늘어났다. 현재 집계 중인 9월 모기 발생 밀도도 예년보다 30~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월이 끝나가는 현재까지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주된 이유는 여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박찬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팀장은 "아직까지 계절상 여름에 가까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며 "여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모기 수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기상으로는 추분(23일)을 지났기 때문에 진작 가을 날씨를 보였어야 하는데, 올해는 유난히 여름이 길어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월 유난히 모기 개체수가 많았던 점도 9월 모기 기승 요인 가운데 하나. 박 팀장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8월 중순 이후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 8월 모기 개체 수는 평년대비 200% 늘어났을 정도"라고 말했다. 8월 모기가 지나치게 늘어나 9월까지 그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강수량과 모기 개체 수는 대체로 반비례한다. 모기가 알을 낳기 위해서는 웅덩이가 필요한데, 비가 계속 오면 알을 낳아도 비에 쓸려가 번식을 못하기 때문이다.

언제쯤 모기 없는 편안한 잠자리를 누릴 수 있을까. 박 팀장은 "평년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던 모기 수는 9월 초를 기점으로 평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예년 수준이 돼도 모기가 10월까지 활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촌은 10월 말, 도시는 11월 말이 돼야 모기가 활동을 중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몇 년새 겨울철 실내 온도가 눈에 띄게 올랐다"면서 "실내 온도가 20도 이상인 가정에서는 겨울철에도 모기가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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