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檢風에 통신 결합시장 '한파'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09.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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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시장경쟁 냉각될 듯...통신업계 전반 위축경영 우려도

통신 시장이 검찰의 KTF 납품비리 수사 여파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한해 실적을 좌우하는 본격적인 영업시즌이 시작됐고, 결합서비스 경쟁 본격화·인터넷TV(IPTV) 상용화 등 대형 호재를 앞두고 있지만, 통신시장은 KTF 사태로 인해 오히려 더욱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신업체들의 위축경영이 본격화할 경우 정부의 경쟁활성화를 통한 통신요금 인하 정책에 차질이 예상되는 데다 장기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투자도 지연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22일 조영주 사장을 전격 구속하면서 그동안 3세대 이동통신 경쟁을 주도해온 KTF는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에 빠져들었다. KTF는 이르면 이번주내 이사회를 열고,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KTF 사태로 인한 여파는 KT를 비롯해 통신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통신업체들이 전반기 실적부진으로 인해 하반기 들어 마케팅 등을 자제하고 있는 마당에 KTF 사태까지 발생함으로써 앞으로 시장은 더욱 냉각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당장 10월부터 본격 점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결합서비스 경쟁은 경쟁의 한축인 KTF의 경영공백으로 인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한 KTF의 모기업인 KT (41,800원 ▲100 +0.24%)도 현재로선 검찰 수사의 사정권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10월 상용화 예정인 IPTV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시장경쟁의 완화는 단기적으로 통신업체 실적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칫 통신업계가 투자지연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성장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와이브로 등 신규 네트워크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투자확대 요구에 이미 난색을 표하고 있는 KT, SK텔레콤 (57,500원 ▼900 -1.54%) 등 주요 업체들이 앞으로 와이브로, IPTV 등 신성장사업투자에 더욱 조심스런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신업체들의 투자가 위축될 경우 오는 2012년까지 방송통신시장 생산액을 지난해 267조6000억원에서 383조8000억원으로 확대하고, 29만1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통위의 장미빛 비전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경쟁을 주도해온 KTF가 당분간 정상적으로 시장경쟁에 나서기 어려워 방통위의 경쟁활성화를 통한 요금인하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10월정도면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나서는데 시장포화, 과열경쟁 등 기존 어려움에 예측하지 못한 사태까지 터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져서 현재로선 어느 방향으로 계획을 세울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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