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멜라민 분유파동' 우리에겐 기회?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09.23 15:19
글자크기

국산제품 수출 주문량 증가… 반한 감정 등은 우려

중국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국산 먹을거리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리콜 조치에 들어간 22개 중국 분유업체의 제품 대신 한국산 분유로 매대를 채우려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는 것.

남양유업 (586,000원 0.00%)은 멜라닌 사태 이후 1주일간 중국 주문량이 주당 5000캔에서 1만6000캔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남양유업은 올해 중국 매출목표를 400만 달러로 잡고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중국 분유시장은 60~70개 현지 업체와 글로벌 다국적 업체가 시장을 점유해왔다. 국산 분유는 가격 경쟁력에 밀려 도심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시장을 뚫지 못했던 게 사실. 남양유업은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중국 내에서도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만큼, 믿을 수 있는 프리미엄 분유로 중국시장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주문량이 많지 않았던 요녕성 등에서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며 "국산 분유의 품질력과 안전성을 중국 전역에 알릴 기회"라고 말했다.



국산 분유에는 중국산 원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멜라민 원료도 FDA의 검사기준인 HPLC 분석법으로 검사하고 있다. 한 마디로 멜라민 청정 지역인 셈이다.

하지만 아시아를 강타한 분유 사기극의 반사이익이 마냥 반가울리 없다.

매일유업 (8,430원 ▲10 +0.12%)은 최근 주당 3000캔에서 4000캔으로 중국 주문량이 증가하는 등 중국 수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나 공격적인 마케팅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발품을 팔며 신뢰를 쌓은 거래처가 아닌 이상 물건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신뢰할만한 거래처를 선별해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원칙"이라고 전했다.

국산 식품의 안전성만 강조할 경우 자칫 중국 내 반한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 시장에 이미 안착한 일부 식품업체들은 현지 당국의 눈초리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모 식품업체 관계자는 "멜라민 파동과 무관하게 실적이 좋아졌지만 워낙 식품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아 드러내놓고 웃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공업용 화공원료인 멜라민은 중국의 우유 품질검사에서 질소함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편법으로 첨가돼 대만, 홍콩, 일본과 우리나라 등으로 유통됐다.

특히 분유에 함유된 멜라민은 이미 신생아 4명을 숨지게 했고, 세계적으로 6000명이 넘는 유아들이 신장질환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