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자율화 후 사설시험 2배 증가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8.09.2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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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치 이후 사설모의고사 실시 고등학교 수가 지난해에 비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회 실시 학교는 줄고 3~4회 이상 실시한 학교 비중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사설모의고사 실시학교 현황 및 실시횟수'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22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07년에는 사설모의고사에 참여한 고등학교가 369개교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8월 이전까지 실시한 학교만 703개로 전년에 비해 91% 증가했다.

충남, 광주, 대전 지역의 경우 지난해 사설모의고사를 실시한 학교는 한 곳도 없었지만 올해에는 8월까지 각각 43개, 36개, 36개 고등학교에서 실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대구 지역에서는 지난해 15개 고등학교에서 사설모의고사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56개교가 실시해 3.7배 증가했다. 서울 지역 역시 3.3배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사설모의고사를 1회만 실시한 학교는 260개교(전체 학교의 71.5%)로 상당수 학교에서 적은 횟수만 실시했지만 올해는 1회만 실시한 학교의 비율이 50.6%로 크게 줄었다. 반면 2회 이상 실시한 학교의 비율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올해 초까지는 사설모의고사 참여금지 지침 때문에 눈치를 살피던 학교들이 지침이 폐지되자 마음 놓고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며 "8월까지 집계된 것이어서 올해 사설모의고사를 실시한 학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또 "넘쳐나는 시험에 학생들의 정신적·신체적 고통도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한 달에 두 번 꼴로 시험을 보게 되면 1년 내내 시험 준비만 하느라 파행적인 교육과정 운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렇게 아이들이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을 정도로 사설 모의고사가 늘어날 것을 모르고 지침을 폐지한 것인지, 과연 누구를 위한 자율화인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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