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모간…'레버리지' 때문에 망한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9.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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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버리지 중독..골드만·모간, 비즈니스모델 바꿔야-WSJ

↑골드만삭스↑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혼돈의 한주간 유일하게 살아남은 투자은행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연준이 7000억 달러를 퍼부어준다고 해도 '독자생존'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레버리지'(차입) 때문에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월가 투자은행들은 레버리지에 중독돼 신용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이들에 비해 씨티그룹과 UBS가 건재한 이유는 따분할 정도로 신뢰도 높은 자금조달 방법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여전히 너무 많은 레버리지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빌린 돈'(레버리지)으로 상업용 모기지 등 비주식자산에 베팅하기만 했지 투자규모에 비해 현금을 충분히 쌓아두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UBS의 증권산업 담당 애널리스트인 글렌 스커는 "골드만과 모간은 거의 죽음을 경험했다. 이제는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독립된 회사로서 생존하기 위해선 기존의 비즈니스모델 리스크를 크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간스탠리 ⓒ로이터↑모간스탠리 ⓒ로이터
이에 대해 골드만과 모간은 자신들이 "독자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모간스탠리는 지난주 와코비아와 합병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면서 주가는 사흘새 40% 폭락했고 이에 모간스탠리의 존 맥 최고경영자(CEO)도 한 발 물러서는 듯 했다.


하지만 주가가 지난 금요일 21%나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모간스탠리 이사회는 주말동안 다시 합병 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 사실은 이들(모간과 골드만)이 현재 직면한 문제에서 돌아설 여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UBS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의 레버리지 비율은 최근 몇년새 큰 폭으로 올랐다. 메릴린치의 레버리지 비율은 지난 2003년 15에서 지난해 28로 급등했다. 레버리지 비율은 대차대조표 상의 주식비중과 비교한 회사의 리스크를 나타낸다.

또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레버리지비율이 각각 33, 28에 이른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와코비아는 레버리지 비율이 둘 모두 11 정도다. 이는 빅4 투자은행의 반도 안된다.

은행이 빌린 돈으로 투자해 10억 달러를 잃는다면 투자은행은 그 2배인 20억 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신문은 "레버리지는 시장이 호황일 때는 실적을 크게 부풀려주지만 침체기에는 위험한 '골칫거리'"라며 "대규모 자산상각은 월가의 리스크운용 장치에 대한 신뢰감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부동산을 비롯한 많은 자산 가격이 급락했지만 좀처럼 매입자 찾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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