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선택]외환銀, 프리미엄 인하 불가피

더벨 현상경 기자 2008.09.2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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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가격 낮춰 4조원대 인수가 형성 예상

이 기사는 09월19일(16: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론스타-HSBC간 외환은행 (0원 %) 매각계약 파기는 양측의 인수가격 차이가 결국 원인이 됐다.



론스타는 아직 외환은행 지분 처분방안에 대한 추가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한번 경영권을 포함한 51% 지분전체를 매물로 내놓는다면 인수가격은 이전보다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과거 3년간 론스타가 국민은행, HSBC와 맺은 매각계약에서는 시세에 20~25% 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여 인수가격이 형성됐다.
[론스타의 선택]외환銀, 프리미엄 인하 불가피


2006년 5월 국민은행에 지분 64.62%를 매각할 당시 론스타는 외환은행 1주당 1만5200원에 팔아치우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직전 1개월간 시장에서 거래된 외환은행 주가는 1만2500원. 시세 대비 약 22%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던 셈이다. 이를 통해 환산한 전체 매각가는 6조3346억원에 달했다.



물론 수출입은행이 그간 보유해 온 태그얼롱(Tag-along)조항을 활용해 지분매입을 요청할 경우 국민은행은 이보다 수천억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 검찰과 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및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도마 위에 올리자 론스타는 6개월 뒤 국민은행과 계약파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수개월 후인 작년 6월22일 마치 시위라도 하듯 보유지분 13.6%를 장내에 블록세일로 팔아버렸다.

당시 외환은행 주식은 시장에서 1만3300원에 거래됐다. 론스타가 블록세일로 받아낸 가격은 이보다 300원이 많은 1만3600원. 그냥 시세대로 지분을 처분한 것에 불과했다.


다시 작년 9월 HSBC와 외환은행 매각계약을 맺었을 때 론스타는 과거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했다. 주당 1만4200원 안팎에 거래되던 주식을 약 27%의 프리미엄을 붙인 주당 1만8045원에 매각하는 합의를 봤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매각승인 심사를 미루는 동안 시장이 변했고 그 사이 계약조건의 실체적 의미가 달라져 버렸다. 외환은행 주가도 추락했다. 시간을 끄는 동안 계약조건은 하등 변한 게 없는데 시세 대비 프리미엄이 2배 가까이 치솟게 되는 결과가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당초 1차 계약 완료일인 올해 1월31일을 한참 넘기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주당 1만8045원이던 외환은행 매각가는 론스타와 HSBC가 최초로 맺은 계약조건에 따라 주당 380원이 늘어난 1만8425원이 됐다.

이후 론스타가 주당 7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매각가격은 1만7725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변했고 외환은행 주가는 1만2000원대까지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시세와 주당 매입가격 차이, 즉 프리미엄이 27%에서 40%로 자동적으로 오르게 됐다.



미국시장에 큼직한 매물이 널려 있는 상황에서 이런 가격은 HSBC로서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 분명했다. 계약대로라면 HSBC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변두리인 한국의 은행 하나를 사는데 시세보다 1.5배나 되는 가격을 줘야 하는 셈이 된 것이다.

양측의 계약파기는 예상된 수순이나 마찬가지였다.

향후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또 한번 추진할 경우. 과거처럼 20% 정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면 대략 주당 1만4000원 정도의 가격이 산출된다. 여기에 수출입은행 지분을 포함하면 5조원이 넘는 가격이 나온다.



하지만 론스타가 이 가격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현재 시장에서 5조~6조원이 갖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6조원이면 5대 투자은행중 하나인 모건스탠리 지분 20% 이상을 매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것도 현재 시장가격(2008.9.18 기준 주당 22달러)에 25%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외환은행에 비할 바가 못된다.

[론스타의 선택]외환銀, 프리미엄 인하 불가피
공개경매입찰과 프라이빗딜 형태를 오가며 2차례나 협상이 실패한 탓에 매물인 외환은행 값어치도 자동적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원매자도 사실상 국민은행, 하나금융 등 둘로 좁혀진 상황. 하지만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국민은행이나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하나금융 모두 예전처럼 현금이 풍부하지 않다.

외환은행 매각이 이제는 론스타가 가격결정권을 쥔 '매도자 시장'(Seller's market)이 아니라 인수자들이 가격을 정하는 '매수자 시장'(Buyer's market)이 된 셈이다.

론스타 입장에서도 더 이상 큰 욕심을 부리기 곤란한 상황이 됐다. 2003년 주당 4025원에 사들인 지분임을 감안하면 이제는 더 높은 가격을 받는 것 보다 더 빨리, 깨끗하게 딜을 끝낼 수 있는 원매자를 원하고 있다.



이 모든 점을 감안하면 외환은행 매각가는 현재 시세에 극히 소폭의 프리미엄만을 붙인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란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현재 시세에 10% 정도의 가격을 붙일 경우 대략 4조원대 중반(수출입은행 지분 제외분)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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