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아고라 '엑소더스' 시작되나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8.09.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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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건전한 비판 상실"… '민주주의 2.0' 새 망명지로 부각

미국산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성지' 역할을 담당했던 다음 (34,900원 ▼400 -1.13%) 아고라에 이탈 조짐이 일고 있다.
'싸움터'로 변질된 아고라에 실망했다는 회원들이 늘면서 회의론이 확대되고 있는 것. 일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설한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을 계기로 "아고라를 떠나자"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고라 회원들이 엑소더스(exodus)의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아고라가 변질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건전한 토론과 다양한 의견 제시로 촛불정국의 중심에 서 있었던 아고라는 촛불의 기세가 줄어들자 반론조차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종의 '성역'으로 변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아고라 토론방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지금 아고라는 몇 명의 열성적인 사람들과 우리가 흔히 알바라 부르는 이들의 싸움터로 변해버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난무하는 육두문자도 아고라의 '본래 모습'을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비판'보다 '비난'부터 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 게시글에 대해 욕과 인신공격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것이 반복되면 글을 쓰고 댓글 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남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고라에 대한 실망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지난 18일 개설한 인터넷 토론 사이트 '민주주의 2.0'(www.democracy2.kr)은 새로운 '망명지'로 주목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자유롭게 대화하되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지는 시민공간을 만들어보자"고 게시글에 밝힌 것처럼 아고라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민주주의 2.0'의 인기 태그도 '아고라', '촛불집회', '이명박' 등 아고라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키워드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주의 2.0'에 게시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이 곳이 점점 반대만을 부르짖는 제2의 아고라가 되고 있다"며 "다양한 토론이 이뤄지고 대안까지 제시돼 여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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