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IB 몰락..한국에 맞는 모델 찾아야

프랑크푸르트(독일)=이새누리 기자 2008.09.2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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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금융강국 KOREA] 세계 금융리더를 해부한다 ②도이치방크

요술램프 같은 존재로 숭상됐던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몰락하면서 이를 롤모델로 삼았던 국내은행들의 노선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도이치방크는 모델보다는 목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IB의 미래=도이치는 IB모델의 타당성 논란은 논외로 뒀다. IB모델이냐 상업은행모델이냐를 결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모델이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냐를 파악하는 것이란 뜻이다. 그리고 이것은 변할 수 있다. 도이치 역시 하나의 특정 모델로 설명되는 것을 거부한다.



모든 은행은 자신의 상황에 가장 잘 맞는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도이치방크에는 그만의 모델이 있다는 설명이다. 어떤 모델이 최선인지는 경제학자에게 맡기겠다는 뜻이다.

도이치의 현재진행형 모델은 '동요하지 않는' 모델(stable business)이다. 기업금융에 치중했던 과거에서 탈피해 개인고객관리까지 영역을 넓히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도이치는 모험보다 안정에 무게를 싣는다.



도이치방크 CEO 조셉 애커만은 "우리는 이미 핵심사업에 대한 포지셔닝을 마쳤고 더이상 (다른회사를) 흡수해야 한다는 압력으로부터는 자유롭다"고 말했다.

◇세계로 세계로…=도이치는 '세계화'를 자신들의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76개국에 퍼져있는 도이치는 각국에서 탄탄한 기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전세계 어디서든 고객들 맞을 준비가 됐다는 얘기다.

니더마이어는 "세계적인 IB가 되기 위한 조건은 세계 주요시장 모든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치는 영국계 투자은행 Morgan Grenfell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1995년 IB본부를 런던으로 이전했다.


이어 Bankers Trust 인수를 통해 미국으로 발을 넓혔고 이제 초점은 미국 시장 점유율 확장과 아시아-태평양 정착에 맞춰져 있다. 아시아지역의 현지직원 채용률은 급격히 높아졌고 그만큼 도이치의 투자도 거세지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 채용된 도이치의 직원 중 약 64%가 유럽계라면 19%가 아시아-태평양계, 14%가 미국계다. 국적만 따지면 150여개가 넘는다.

이처럼 다양한 인종들은 하나의 문제에 골몰한다. 은행을 최대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고객들의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 이런 환경은 도이치의 적극적인 기술지원과 인적 트레이닝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글로벌은행의 세계화. 세계화를 꿈꾸는 은행이라면 꼭 거쳐야 할 통과의례처럼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지만 가장 달성하기 힘든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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