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강도의 정부 간섭(규제)으로 꼽힌다.
지난 7월 근거없는 루머(추후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로 유동성 위기에 몰려 일부 금융주가 폭락하자 19개 종목에 대해 규정을 어긴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를 일시 중단한 조치는 그마나 설득력이 있다. 기업의 생존이 걸린 주가폭락을 막기 위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이 있었던 것이다.
공매도 금지로 금융주 주주들은 상당한 이익을 봤다. 물론 어느 정도 공매도 효과가 지속될 지는 두고봐야한다. 공매도 금지로 가장 타격을 입은 투자자는 헤지펀드. 헤지펀드는 공매도 등을 통해 '약세장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이익을 낸다'는 것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는 상품이었다.
그동안 헤지펀드는 금융주 공매도를 통해 증시 조정에서도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당수 헤지펀드들은 금융주가 이날 급등하자 공매도 포지션에서 적지않은 손실은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브로커리지 회사 대표는 "일부는 미리 포지션을 정리하기도 했지만 상처를 입은 헤지펀드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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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공매도 규제 조치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뉴욕에 있는 대형 공매도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짐 차노스는 "임시조치가 시장안정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진정으로 주식을 사거나 팔아야하는 이유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 헤지펀드 대표는 "일시적인 금지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가치에 비해 부풀릴 수 있다.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고, 공매도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규제가 헤지펀드 산업에도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은행주 주가가 공매도로 급락해 은행 신용등급이 내려가고 심지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 헤지펀드에 돈을 넣는 고객들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