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위기는 '금융' 위기일 뿐"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09.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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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리드 전 캘퍼스 CIO, "국민연금 공격적인 분산투자 필요"

"현재 글로벌시장의 위기는 금융 위기일 뿐 경제 위기가 아니다. 주가 하락기가 좋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다."

"현위기는 '금융' 위기일 뿐"


러셀 리드(Russell Read.45) 전 캘퍼스(CalPERS,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8일 "금융위기는 과거 미국 저축대부조합 위기나 경제 대공황에 비하면 심각하지 않다"며 "무엇보다 금융시장과 정부가 상황을 빠르게 인식해 현실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초청 포럼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의 인수합병(M&A)이 잇따를 것"이라며 "금융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이번 위기는 시스템이 보다 건전하게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세계 국부펀드의 미국 투자가 위기 해결에 일조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리드는 현 위기를 최근 수년간 지속된 금융시장 시스템의 구조적인 부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신용평가사들이 신용평가를 투명하게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금융산업에서 촉발된 문제일 뿐 경제 전반의 위기는 아니다"라며 특히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덧붙였다.



리드는 "지난 5년간 신흥시장이 급성장한 데 비하면 최근 경제 성장세가 부진한 것처럼 보지만 이는 '둔화'이지 '침체'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금융 부문과 주택시장을 제외한 다른 산업 부문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미국 주택시장은 6개월 안에 회복될 수 있지만 시장이 추락한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3개월이 걸릴 수도, 3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캘퍼스를 모델로 삼는 국민연금에 대해선 "채권이나 주식 어느 한쪽에 투자를 집중하는 게 오히려 리크스가 큰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투자 대상을 전세계로 확대하고, 주식은 물론 헤지펀드, 부동산 등으로 분산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리드는 "연금이 건강해지려면 분담금 인상 없이 장기적으로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며 "스위스 연금의 경우 보수적인 운용을 고집해 인플레이션 채권에만 투자하다 분담금이 늘어난 부작용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다가 10~20년 장기 성과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캘퍼스도 1년 수익률이 몇 차례 마이너스인 적도 있었지만 장기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리드는 미국 도이치자산운용과 스커더인베스트먼트의 부사장을 거쳐 2006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2년 간 캘퍼스의 CIO를 역임했다. 현재는 에너지, 친환경 등 대안투자를 표방한 씨 체인지 인베스트먼트(C Change Investment)를 설립, 운용중이다.

그는 다양한 사회책임투자 활동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인터넷 금융포털인 '스마트머니'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관투자자 30인', '가장 훌륭한 최고경영자 70인'에 선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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