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매입 기구 설립설..다우 410p 폭등

김유림 기자 2008.09.19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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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결국 美 정부가 십자가 지나

18일 뉴욕증시는 냉온탕을 오가는 극심한 혼조세를 보인 끝에 미국 정부가 정리신탁공사(RTC) 형태의 부실채권 매입 기관 설립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급등세로 마감했다.

증시는 장초반 미 연준 등 6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조 체제로 1%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급락으로 1% 넘는 하락세로 급반전하다가 보합권에서 혼조를 보였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다우지수가 한때 466.78포인트까지 오르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410.03포인트(3.86%) 급등한 1만1019.69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마감 직전 한때 466.8포인트 급등하기도 했다.

S&P500지수는 50.12포인트(4.3%) 급등한 1206.51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100.25포인트(4.78%) 오른 2199.1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 상승폭은 각각 5년6개월 6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 결국 美 정부가 십자가 지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금융권의 부실 채권을 매입하는 정부 기관 설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CNBC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이 기구는 1980년대 미국 저축대부조합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설립했던 정리신탁공사(RTC)와 비슷한 기구가 될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자 양원 합동경제위원회(JEC) 의장인 찰스 슈머도 "미국 재무부와 연준이 신용위기를 해결한 포괄적이고 더 영구적인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머 의원은 당초 수렁에 빠진 금융회사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부 기관 설립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정리신탁공사 형태의 기관을 의미하는 것인지 관심이 쏠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슈머 의원은 18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준과 재무부는 보다 포괄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면서 "나도 그들에게 그 필요성에 대해 얘기해 왔다"고 말했다.

슈머 의원은 새 형태의 국가 기관이 금융회사 주식을 갖는 대신 자금을 지원하고 모기지 대출자들에게도 리파이낸싱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이 의원은 "재무부와 연준은 좀 더 영구적인 것을 하기 위해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지만 기관의 성격 등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6개 세계 중앙은행 유동성 공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캐나다은행(BOC), 스위스내셔널은행 등 세계 6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18일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유동성 확대를 위해 통화 스왑 라인(달러화 교환 예치 한도액)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통화스왑은 다른 통화 표시의 현금 흐름을 교환하는 계약으로, 이 한도액을 늘렸다는 것은 미국을 제외한 5개국 은행이 자국 금융시장에 풀 수 있는 달러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조에 따라 FRB가 다른 5개 은행에 통화 스왑으로 빌려줄 수 있는 달러화는, 종전의 670억달러보다 약 1800억달러 정도 늘어난 2470억달러로 확대됐다.

FRB는 5개 은행과의 공조와는 별개로 이날 뉴욕 금융시장에 익일물 및 14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을 통해 55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는 FRB가 19개 프라이머리 딜러사들로부터 모기지담보채권 등을 매입해 주는 형식으로 550억달러를 풀었다는 의미다.

FRB는 이날 은행간 콜금리가 2.5%를 기록하며 연방기금 금리 2%를 넘자 이 같은 유동성 공급을 결정했다.

뉴욕 연방은행은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후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며 추가 유동성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WM 등 혼조

남은 빅2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독자 생존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돼 모건스탠리는 30% 가까이 폭락하다 3.68% 상승세로 가까스로 살아났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6% 하락하며 이날까지 8일째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와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투자공사는 현재도 모건의 지분 9.9%를 가진 2대 주주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투자공사는 모건의 지분을 49%로 늘리는 방안을 놓고 모건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은 또 중국투자공사외 별도로 와코비아와도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뮤추얼(WM)도 매각을 포함한 자구 노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날 무려 48.76% 폭등했다.

NYT에 따르면 워싱턴뮤추얼은 며칠전부터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웰스파고, JP모간체이스, HSBC 등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수자는 선정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 역시 워싱턴뮤추얼이 웰스파고, JP모간, HSBC, 씨티그룹 등과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 경기 지표 혼조

미국의 8월 경기선행지수는 0.5% 하락해 두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컨퍼런스보드는 8월 경기선행지수가 0.5%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전달 0.7% 하락에 비해서는 개선됐지만 예상치인 0.2% 하락 보다는 나빴다.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3~6개월 간의 경기 흐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침체와 금융 위기 등으로 경기 전망이 악화된 결과로 분석했다.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9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는 예상밖의 상승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은 9월 지수가 전달 마이너스 12.7 대비 급등한 3.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수가 플러스권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만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마이너스 10이었다.

◇ 달러 급등

미 달러화 가치는 미국 정부의 정리신탁공사 설립 가능성으로 엔화에 한달 최대폭으로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18일 오후 3시52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 상승한 105.74엔을 기록해 상승률은 한달 최대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2% 하락한 1.430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6개 중앙은행의 공조에도 불구하고 금융 위기 심화에 대한 우려로 상승했다.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한때 100달러를 돌파하는 강세를 보이다 전날보다 배럴당 72센트 오른 97.88달러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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