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후폭풍, 한국 자금시장 마비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9.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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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화 금리 폭등..기업, CP 발행도 '난항'

이 기사는 09월18일(17:2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의 후폭풍이 한국 자금시장을 강타했다. 리먼브러더스 관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 증권사에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콜자금 공급이 끊기면서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기업어음(CP) 시장에선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한국토지공사마저 발행에 실패했다. 외환시장과 스왑시장에서는 달러자금을 확보하려는 전쟁이 벌어졌다.

자산운용사들은 충분한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일부 증권사에자금을 대주지 않았다. 증권사들은 현금확보를 위해 단·장기 채권을 무차별적으로 내다 팔고 외국인들마저 국채선물을 대규모 매도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콜머니 구하기기 어려워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현물을 채권을 일부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18일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0.4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국채선물은 무려 154틱 폭락했다. 채권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지난해 11월28일 이후 최대폭이다. 시장불안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자 결국 한국은행이 긴급히 나서자금을 공급, 금리를 5.95% 수준으로 다소 낮췄다.

외화 자금시장에선 달러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면서 하루짜리 달러 콜금리가 전날보다 2.50%포인트나 수직상승한 9.5%를 기록했다. 외화 자금 시장 한 관계자는 "1개월 콜 자금 거래는 거의 중단됐고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롤오버(만기연장)마저 안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파는 스왑시장에도 미쳐 달러자금과 원화자금을 교환하는 통화스왑(CRS) 1년 금리가 전날보다 0.52%포인트나 급락했다. 원화대비 달러가치가 크게 올랐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원화끼리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주고받는 이자율스왑(IRS) 1년 금리는 0.23%포인트 급등해 두 금리간 차이(스왑베이시스)는 -3.56%포인트로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스왑시장에서도 개입해 안정을 도모했으나 금리차는 더 벌어졌다. 시중은행 스왑딜러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시장을 진정시킬 재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은 계속해서 패닉 상태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어음(CP)시장은 아예 마비됐다. 정부가 국고여유자금 운용에서 CP편입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실제로 이날 국내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한국토지공사(기업어음 등급 A1)가 2200억원 규모의 ABCP발행에 실패해 매입약정을 한 국민은행이 전액 인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엔시스 KB증권 현대파워텍 등 일반기업들도 CP발행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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