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0p를 하락한 16일에도 ETF를 제외한 주식형펀드에 돈이 들어왔다. 이날 자금은 국내주식형에 685억원, 해외주식형에 90억원 들어와 3거래일째 유입세를 보였다. 이는 9월 들어 국내주식형에 일평균 유입된 309억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반면 ETF에서는 자금이 1조원 이상 날아갔고 리먼 사태의 후폭풍으로 파생상품도 하루만에 5,884억원이 이탈했다.
16일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은 무려 6조원이 날아갔음에도 자금이 유입된 것은 적립식펀드가 펀드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적립식 계좌에서 전월말대비 약17만계좌 가량 줄어들었음에도 적립식펀드 판매잔액은 약 9천억원이 늘어났다.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저가매수 성격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
하지만 이 같은 '장기투자' 대세는 단발적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현실적으로 '비자발적'으로 장기투자의 길로 들어선 비율이 크기 때문. 잇따른 원금 손실에 진퇴양난에 빠진 투자자들의 고육책이라는 것이다. 작년 11월 중국펀드에 가입한 이모씨(28)는 "결혼 자금을 마련하려고 가입했는데 원금이 날아갔다"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금 불입 없이 '잠자는 계좌'수도 크게 늘어났다. 정액적립식에서 자유적립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 투자상담원 최모씨(29)는 "계좌는 놔두고 불입 중단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방치보다는 불입이 나은 이유를 설명해줘도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