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社,해외IB CLN투자로 수천억 평가손

더벨 안영훈 기자 2008.09.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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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9월18일(14: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한생명과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업계가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판매한 신용연계증권(CLN:Credit Linked Notes)에 수천억원을 투자했다가 절반 가까운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아이투신 등이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CLN에 투자해 원금을 모두 날릴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한 데 이어 월가 투자은행들의 위기가 국내 금융권에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는 양상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연결자회사 포함)은 지난 2003년부터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세계 유수의 9개 투자은행이 발행한 총 13개의 CLN에 2978억8200만원(3억1990만달러)를 투자했으나 지난 3월말 현재 장부가액이 1586억3700만원에 그쳐 1392억4500만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대한생명이 투자한 CLN은 베어스턴스가 발행한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나라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를 기초자산한 상품으로 하고 있다. 외평채 5년물 CDS(신용파산스왑) 스프레드는 3월말 180베이시스포인트에서 이달 16일 현재 214베이시스포인트로 확대됐다. 신용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으로 CLN의 가격이 추가로 하락했음을 시사한다.

대한생명이 투자한 CLN을 발행사별로 나누면 메릴린치가 8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투자손실면에서도 메릴린치의 CLN(Merrill 7Year ROK CLN, Merrill Lynch ROK CLN(2), Merrill Lynch ROK CLN(3)) 투자손실이 381억5500만원으로 가장 컸다.

골드만삭스에는 275억원어치를 투자했으나 3월말 현재 장부상 잔액이 66억원뿐이다.


이밖에 BNP파리바, 모건스탠리, SG뱅크, UBS, HSBC, 칼리온, 베어스턴스 등이 발행한 CLN에서도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다.

대한생명 CLN투자는 2006년과 2007년에 급격히 증가했다. 대한생명 CLN 투자의 90%인 2695억5800만원이 이때 투자됐다. 보험업계의 CLN 투자가 2003년 이후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시들해진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손해보험업계의 한 투자담당자는 "CLN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99년 당시만 해도 수익률이 리보+700bp까지 치솟았다가 2002년 리보+200bp, 2003년 후반에는 리보+100bp내외로 떨어지면서 보험업계의 CLN 투자열기가 급격히 식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생명의 경우 CLN투자가 한창일 때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고 있던 상황으로 투자여력이 없어 뒤늦게 뛰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은 이번 CLN투자손실에 대해 기초자산인 외평채의 가치하락으로 생긴 단순한 평가손실일 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분기 혹은 반기에 CLN 투자로 약정된 금리를 받고 있어 수익이 나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발행사가 파산되거나 외평채의 신용사건(credit event)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만기시 원금을 돌려받기 때문에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다"며 "장부상의 손실일 뿐 실제적으로 현재 고정적인 이자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생보社,해외IB CLN투자로 수천억 평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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