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섣부른 위기론 이제 그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9.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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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대출 부실 대책 등 충분' 강조

미국발 금융 불안이 증폭되면서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처럼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이 커지며 시장의 복병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섣부른 위기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정색을 짓고 있다.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이 동반 패닉에 빠진 18일 "중소형 금융기관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불거졌다. 특히 침체조짐이 뚜렷한 건설업에 대한 여신이 많은 저축은행이 재차 주목을 받았다. 건설경기는 지난해 시행된 가계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악화일로다.



이들의 수익성도 약화하는 추세다. 전국 106개 저축은행들의 2007회계연도(2007년7월~2008년6월) 순이익은 전년보다 30.3%줄어든 4794억원이었다. 연체율은 지난 6월말 현재 14.0%로 큰 변동이 없지만,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은 9.42%로 0.51%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에 참여해 수익을 얻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취급 비중이 높다. 저축은행의 PF 대출은 12조2000억원 가량으로 전체 대출의 24.1%를 차지하고 있고, 연체율은 14.3%를 기록중이다. 이와 별도로 주택담보대출 및 기업여신 형태의 PF대출도 많다.



3개월 미만의 단기 연체가 증가 추세인 점도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저축은행의 단기연체는 2006년말 1조5982억원에서 작년 9월 2조1149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연말 1조5821억원으로 줄었으나 올 3월 2조918억원으로 다시 급증했다. 지방 저축은행들은 부동산경기 침체 직전 PF를 취급한 곳이 많아 상대적으로 연체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PF대출 연체율 상승 등 여건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지만 지난 2~3년간 사상 최고의 순이익을 거둔 덕에 위기를 견뎌낼 체력은 충분하다"며 "연체율이 높아지더라도 대부분 여신이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어 회수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자금이 넉넉치 못한 저축은행들이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저축은행의 부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지만 현재 상태를 위기로 단정할 정도로 악화된 곳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06년부터 저축은행의 업종별 대출한도를 30%로 제한하고, 부동산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액도 확대하도록 하는 등 사전조치를 했다"며 "건전성이 취약한 곳들은 대형금융사과 자발적인 인수·합병(M&A)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안전판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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