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모멘토 펴냄)은 미신ㆍ오신(誤信)ㆍ속설의 생성 메커니즘을 인지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의 개념들을 활용해 명쾌하게 풀어낸다. 생각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합리적 사고의 핸드북'이다.
이걸 몰라 생겨난 미신의 대표적 사례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징크스'다. 잡지 표지에 사진이 실린 선수는 운이 나빠진다는 얘기다. 진실은 간단하다. 선수들은 한동안 실적이 탁월해 뉴스 가치가 커졌을 때 표지에 오르게 마련인데 몇 주간 그토록 잘한 뒤에는 평균회귀 효과에 따라 슬럼프가 올 가능성이 크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판단에 근거한 오류도 흔하다. 상대방의 아기가 입양아인 줄을 모르고 "엄마랑 눈이 똑같네"하며 감탄하는 경우가 그렇다. 복잡한 두 개체의 수많은 특징 가운데 몇 가지 닮은 점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누구든 점성술이나 성격검사 결과에서 보편적인 성격 특성을 나열한 걸 보고 '바로 내 얘기'라고 생각한 적이 있지 않은가.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토머스 길로비치 지음/이양원ㆍ장근영 옮김/모멘토 펴냄/320쪽/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