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늘면 수수료 떨어질까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9.1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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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청회서 논란, 전표 매입사 도입도 이견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표매입사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수수료 부담은 낮추지 못한 채 출혈경쟁만 초래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과점체제가 수수료 높인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신용카드 제도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 "카드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의 과점적 경쟁구조를 완전 경쟁구조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카드사가 늘면 중소 가맹점들의 거래조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사의 수는 전업사 6개, 겸업 은행계 15개 등 모두 21개. 하지만 국민·삼성·신한·현대 등 상위 4개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말 58%였다. 미국의 경우 은행계 카드사만 6800개에 달한다.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과점체제가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의 가맹점이 신용카드사와 1대1로 가맹점 계약을 해 협상력이 떨어진다"며 "매입사업자 제도를 도입해 시장경쟁의 원리를 통한 카드 수수료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처럼 '카드발급사-카드회원-가맹점-전표매입사'로 구성된 4당사자 체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카드발급사가 전표매입업무를 겸하는 3당사자 체제다.

김 연구위원은 아울러 수수료가 일반 신용카드에 비해 낮은 직불카드를 활성화 시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수료 아닌 세금이 문제"=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이 축소돼 휴면고객까지 줄이는 상황"이라며 "카드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도 카드사들의 출혈경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는 경우 중소 가맹점들이 오히려 수수료 인상 압박을 받게 된다고 입장을 보였다.

또한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현재 카드사들이 실시하고 있는 포인트 적립이나 무이자 할부, 각종 할인혜택 등을 축소하면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설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맹점 문제는 수수료가 아니라 세금이라는 지적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영세가맹점의 수수료(2%대 초반)를 대형가맹점 수준(1.5%)으로 낮출 경우 가맹점 한 곳당 부담은 월 2만7000원 줄어드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한 지 1년도 안된 시점에서 또 다시 수수료 인하를 거론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카드 사용증가로 세원이 투명해져 2조원 정도 세금이 더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액 공제를 통해 영세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최근 "'4당사자 체제' 전환이 만만치 않고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전표매입사 도입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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