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미워도 다시한번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9.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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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SE지수 편입 韓증시 강화… 변동성은 불가피

하루가 멀다하고 '블랙' 데이가 속출하고 있다.
'블랙 먼데이'로 금융시장이 요동친게 엊그제인데 그보다도 강한 '검은 수요일'이 등장했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AIG를 인수하고 FOMC(공개시장회의)도 지나버린 상태에서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시장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지경에 빠져들었다.



다우, 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4%대로 폭락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종목이 모두 떨어졌으며 S&P500 금융업종지수가 9.2% 폭락했다.

AIG는 리먼과 마찬가지로 주식이 휴지가 되기 전에 한푼이라도 건지기 위한 투매가 지속됐다. 최근 나흘간 -30.8%(12일)→-60.8%(15일)→-21.2%(16일)→-45.3%(17일) 급락세를 이어가며 한때 2달러선마저 무너졌다.



씨티(-10.9%)도 지난 7월 기록한 연저점을 하회했다. BOA(-7.9%), JP모간(-12.2%)도 타격을 모면하지 못했다.

메릴린치(-12.7%), 리먼(-56.7%), 모간스탠리(-24.2%), 골드만삭스(-13.9%) 등 투자은행의 추락은 물론 와초비아(-20.8%), 워싱톤뮤추얼(-13.4%), 패니메(-10.4%), 바클레이즈(-2.4%) 등 금융불안과 관련돼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종목은 매도 대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유가(WTI)가 6.6% 급등했지만 엑슨모빌과 셰브론 주가도 하락할 정도로 시장은 한기를 느꼈다. 금값이 8.9% 급등하는 등 CRB상품지수가 3.2% 상승반전했다.


S&P500 변동성지수(VIX)는 36%대로 추가 급등했다.

전날 6.43%까지 폭등했던 하루짜리 리보금리가 5.03%로 하락했지만 1개월물은 3.03%, 3개월물은 3.06%로 급등했다. 하루 19bp의 상승은 9년만에 최대폭이다.



[개장전]미워도 다시한번


3개월물 미재무성 증권(T-bill) 수익률은 0.04%로 폭락했다. 콜금리가 2.0%인 상태에서 은행간 거래에 기준이 되는 리보금리가 폭등하고 미국채 수익률이 폭락했다는 것은 불신의 절정을 보여준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양대 모기기회사에 이어 세계 최대 보험사가 정부 보호로 들어가고 씨티, UBS 등 미국과 유럽 대표 은행의 존망마저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초단기 은행간 대출조차 꺼리는 시장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반면 연방기금금리(FFR)가 2.0%인 상태에서 3개월짜리 재무성증권을 0.04%까지 매수한다는 것은 아무리 손절매도가 강하게 등장했다고 해도 상식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현상이다.



"과연 다음에는 누가 망할 것인가"
현재 시장의 화두다.

그러나 리먼의 파산과 AIG의 국유화 처리를 보면 '대마불사'의 원리 또한 통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정부까지 믿지 못하면 증시를 포기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주식을 버리고 난 뒤 마땅한 대안이 있는게 아니라면 계속 미련을 갖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



금리인하보다는 긴급 융자를 선택한 미국에 이어 일본과 호주 중앙은행도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당장 또 하루를 걱정해야할 판이지만 지구가 망하지 않는 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게 마련이다.

전날 증권과 건설 등 주도주가 힘을 발휘한 데 이어 운수장비(6.2%), 기계(3.7%), 운수창고(3.7%), 철강금속(3.4%), 화학(3.3%) 등 이른바 중국관련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상하이지수가 8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한 가운데에서도 중국주의 기지개는 주가 수준이 절대적으로 낮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또 한번 연저점 붕괴를 각오해야 하지만 최근 가치를 상실한 밸류에이션 분석 등 전통적인 투자기법에 충실하면서 반전의 시점을 대비하는 미련스러운 자세가 나중에 대박을 가져올 수도 있는 일이다.

이날 증권선물거래소 1층 전광판에 '경 FTSE 선진지수 편입 축'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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