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파장, ELF 환매연기 사태 속출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8.09.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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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CS,판매사에 지급연기 통보…운용사 매수 ELS, 환매 안돼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으로 ELF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만기가 됐거나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환매가 안 되는 주가연계펀드(ELF)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직접 리먼브라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을 사와 만든 ELF는 현재 환매가 불가능한 상태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투스타KH-3호 ELF’는 얼마 전 조기상환이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환매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6년 9월 출시된 이 펀드는 경남은행, 동부증권 등에서 판매됐으며 총 설정액은 180억원 정도이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파산신청 및 메릴린치 매각 등 금융쇼크가 일어난 지난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리먼 브러더스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파산신청 및 메릴린치 매각 등 금융쇼크가 일어난 지난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리먼 브러더스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 상품은 한국전력과 현대자동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F로 매 6개월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11.5%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지난 12일 조건을 충족해 조기상환 결정이 났지만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신청으로 원금과 수익금 지급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우리CS자산운용 관계자는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해 18일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환매가 불가능해 이를 판매사에 통보했다”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가 돈을 못 받는 최악의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6주안에 해결이 안 된다면 수익자총회를 열어 정상적으로 환매가 될 때까지 지급을 유보하는지 등에 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스타KH-3호 ELF’가 여타 상품들과 달리 문제가 된 것은 자산운용사가 직접 리먼브라더스가 발행한 ELS를 사와 상품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ELF는 국내 증권사가 해외IB와 백투백(back-to-back)헤지 계약을 맺고 사온 ELS를 가지고 만드는 경우와 자산운용사가 직접 해외IB로부터 ELS를 사와 만드는 경우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전자의 경우 해외IB가 파산해도 백투백헤지 계약에 따라 국내 증권사가 지급결제의무를 지기 때문에 원금 손실 우려가 없지만 후자의 경우 보호장치가 없어 그대로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계 판매사의 경우 자산운용사가 직접 해외IB와 계약해 만든 ELF를 선호했다”며 “이런 상품은 해외IB의 파산 등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원금을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환매가 연기된 상품은 ‘우리투스타KH-3호 ELF’ 뿐만이 아니다. M자산운용사, S자산운용사 등이 내놓은 ELF도 조기상환이 결정됐지만 판매사에 환매 연기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자산운용사가 직접 리먼브라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을 사와 만든 ELF는 중도 환매조차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관계자는 “리먼브라더스로부터 직접 ELS를 사와 만든 ELF들은 만기나 조기상환의 경우 뿐만 아니라 중도 환매도 안 된다”며 “리먼브라더스의 채무 조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선 수익은 물론 원금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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