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의 핵심은 '월가 공룡들'의 연쇄적인 도산에 있다. 3월 베어스턴스가 매각되고 이번주 리먼과 메릴린치도 줄줄이 침몰했다. 미국 5대 투자은행 중 JP모건과 골드만삭스 2개를 제외하고 죄다 붕괴된 것이다.
바클레이즈가 본격적으로 국제무대로 진출한 것은 1920년대다. 당시 바클레이즈는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일부 국가들이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세력을 넓히기 시작했다. 1960년대 영국에서 최초로 나온 신용카드도 바클레이즈 발행이다.
바클레이즈는 리먼브러더스의 핵심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고 기존 영업활동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약 1만명에 달하는 리먼의 투자은행 인력 중 상당수가 실업난을 면할 전망이다.
월가 위상이 추락하면서 런던은 상대적으로 득을 볼 것이란 전망도 팽배하다. 세계 금융의 중심이 런던으로 옮겨가거나 양대 체제를 성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경제포럼(WEF)가 올해 처음으로 발표한 금융발달지수(Financial Development Index)에서 런던과 뉴욕은 공동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세계 금융가는 '지는 달'인 월가가 과연 세계 금융 중심지로 존속할 것인지를 숨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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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상업은행이 '미국의 자존심'인 투자은행 부문을 얻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헤지펀드 중 약 3분의 1이 런던에 모여 있을 정도로 런던은 금융허브로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외국인 직접투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 런던에는 도리어 '잔치판'이라는 불명예를 안겨다준 것. 런던은 테니스경기에서 윔블던처럼 미국 등의 돈놀음에 멍석을 깔아준다는 말을 듣곤 했지만 월가가 뒤흔들리면서 또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