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우리 경제 이번 고비 잘 넘길 것"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9.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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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청와대 고위 관계자 "내수회복으로 내년 경제 긍정적"

청와대는 17일 "우리 경제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된 이번 고비를 잘 넘길 것"이라고 낙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이 잘 해결될 것 같고, 우리 경제도 다음 달에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외환수급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내년 경기회복 전망과 관련,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가 회복되면 수출증가세 둔화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경제 선순환에서 (수출보다) 내수회복이 더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청와대 고위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국민연금이 이번 미국 투자에서 부실이 났다고 한다. 이번 일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인 지분을 낮추고 우리 투자자 지분율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는데 국민연금의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인가.



▶ 연금 운용은 가급적 관여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얘기 안 하겠다. 다만 평가를 할 때 어느 범위를 갖고 평가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신중했으면 좋겠다. 모든 투자에서 이익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단기적으로 손실인데 장기적으로 이익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어느 한 부분만 잘라서 비난하는 평가는 바른 평가가 아니다. 그 말씀만 드리겠다. 국민연금에 대해 금융계 사람들이 누구나 하는 얘기가 채권에만 투자한다고 하는데 채권에서 몇 % 수익 올렸더라도 다른 포트폴리오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하면 그 점에 대해서도 비난해야 하지 않겠나. 비교의 잣대를 어디에 놓고 판단을 하느냐에 신중해야 한다. 손해 본 부분만 부각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 청와대의 전망이 장미빛 전망으로 보이는데. 또 경제위기도 안보위기처럼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의 대처에 비해 우리 대처가 늦은 부분이 있지 않았나.

▶ 내가 낙관적으로 보는 습성이 있긴 하다. 그것은 속으로는 아무리 비관적으로 생각해도 겉으로는 앞장서서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속으로도 낙관적인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에 대해 좀더 좋은 정보망을 갖고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만 15일이 우리 연휴라 휴장했기 때문에 15일이나 16일이나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인맥, 정보망이 경제수준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다. 단기간에 되는 일은 아니고 가급적 빨리 국제적 네트워크망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이번 사태로 인한 우리나라의 직접 피해액이 7억2000만 달러라고 하는데 간접피해는 얼마냐. 미국발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나. 위기로 다가오는 것이 명확치 않은 것이 실체가 안 보이기 때문인 것 같은데 정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다른 경로로 파악한 게 있나. 이번 금융위기가 미국 내 금융기관에 지나치게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다 보니 발생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자통법으로 개방 자율로 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피해액에 대해 메릴린치의 경우 거의 없는 것 같다. 리먼은 상당부분 피해를 볼 것 같다. 간접피해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냐에 달린 것이다. 외인들이 수익을 떠나 유동성 확보가 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데 부화뇌동해서 따라가면 그게 간접피해 아니겠나. 우리 시장 참여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미국발 위기가 야구로 치면 4회전이라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사람도 있다. 아직까지 미국 금융사들이 갖고 있는 부실의 실체를 스스로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실체를 모르는 불확실성이라는 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CDO라는 파생상품이 2차 3차 파생상품을 만들어내면서 그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만 지난해부터 금융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 등 전세계 은행들이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하고 있다. 잠재적 부실이 완전 드러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초창기에 당한 대로 허를 찔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혼란한 금융시장상황에 대처하는 여러 방법이 생겼고 금융회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론 좀더 나을 것이다.



이 사태가 결국은 미국계 IB들의 독창적인 파생상품을 방치한 결과가 아니냐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내부 관리 시스템을 너무 믿은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의 경우 자율성을 너무 부여해 컨트롤이 안 돼서 이번 사태가 발생하긴 했지만 우리는 좀더 자율성을 부여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사후 감독을 적절히 했어야 했는데'라고 반성하는 것은 사실이다. 자통법 이후에 자체 리스크 시스템과 금감원의 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리스크 관리 시스템과 금감원 감독 강화해야 한다는 것과 규제를 강화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 외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계속 투자할 것으로 보나.

▶ 외인들이 당분간 유동성 확보에 매달려 있는데 유동성 확보 위해 가장 좋은 시장이 우리나라라는 상황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강도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외인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 내년 경기회복의 근거로 원자재값과 유가 하락을 들고 있다. 하지만 유가하락은 미국의 경기 침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경기 회복 또 다른 근거는 무엇인가.

▶ 물론 유가 하락은 국제 경제 전망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가 현재 20%에서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신 내수가 회복될 것이다. 유가 때문에 내수 위축돼 있는데 이것은 소비여력이 없어서 그렇다. 내수가 회복되면 수출증가세 둔화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본다. 내수가 회복되면 투자도 회복될 수 있고 고용창출효과도 높아질 수 있다. 내수 회복이 되면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이고 또 고용창출 자체가 내수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 선순환에서 내수회복이 더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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