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AIG 보험해지 줄이어…"구제안에도 불안"

머니투데이 이지영 MTN기자 2008.09.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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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고객들 손해감수 해약

韓AIG 보험해지 줄이어…"구제안에도 불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의 지분을 80% 인수하고, 최대 850억 달러 대출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AIG는 파산신청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

그러나 국내 보험 가입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AIG생명 명동 본점은 오전 9시 창구 영업 시작 시간부터 계약을 해지하러 온 고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영업을 시작한지 한시간 밖에 되지 않았는데 20명이 넘는 고객이 창구를 방문했다. 자양동에 사는 김모씨는 남편과 본인 명의의 보험을 해약하러 객장을 찾았다.

6년동안 둘이 합해 매달 15만 원씩 붓던 종신보험을 해약하러 왔다고 했다. 아침에 동사무소에 들러 해지를 위해 필요한 인감증명서도 떼어왔다.



김씨는 "외국계 회사인 만큼 만약 사태가 악화된다면 나중에 환급절차가 복잡할 것으로 보여, 손해를 보더라도 그냥 맘 편하게 계약을 해지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남편 앞으로 넣은 돈 약 1000만 원 가운데 600만 원 정도를 돌려받았고, 500만 원 정도를 넣었던 본인 명의 구좌에선 120만 원만 돌려 받았다.

3년반 동안 1억 원 넘게 불입했다는 한 아주머니도 1500만 원 정도 손해를 보고 보험 계약을 해지했다.


아주머니는 "개인 고객에게 손해가 없을 거라는 회사의 설명을 어떻게 믿느냐,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른다"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AIG생명과 손해보험이 함께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단 AIG의 파산가능성을 들은 국내 고객에겐 회사의 노력이 별 효과를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홈페이지에 각사의 지급 여력 비율이 146.6%와 153.8%에 이른다고 공지하고 있다.

그러나 불안해 하는 고객과는 달리 국내 AIG직원들은 차분히 근무에 임하는 모습이다.

어제는 일손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언론 보도와 내부 문건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미국 본사가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에 다시 각자의 근무에 열중하고 있다.



국내 AIG임원들은 어제 각 사원들에게 회사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AIG손해보험 관계자는 "고객뿐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회사 경영에 관해 미국 본사로부터 추가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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