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증권업계는 FRB가 AIG의 최대주주(지분율 79.9%)를 자처하고 나선 것에 대해 미국 금융위기를 본격적으로 해결해 가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AIG는 85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받아 파산신청 등 최악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잇따른다.
그는 특히 "FRB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것은 사실상 AIG 위기를 앞으로 정부가 책임지겠다는 의미다"며 "적어도 AIG는 어떤 위협에서도 파산신청 등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FRB가 최대주주인 보험사를 망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AIG사태 해결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정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AIG 이외에 또다른 파산신청 예비후보자였던 워싱턴 뮤추얼은 JP모간의 인수설이 나오고 있고 리먼브러더스 주력사업부문도 바클레이즈가 인수하기로 하는 등 금융위기가 한숨 돌리는 모습"이라며 "추가로 중소 투자은행과 모기지업체들의 파산신청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리먼 사태와 같은 충격파는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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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 해결, 포연속에 핀 꽃=일부에서는 이번 AIG 사태 해결로 미국 금융위기가 글로벌증시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도 최악의 정점은 지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일련의 사태로 지금까지 소문으로만 돌던 금융위기 관련 뇌관들이 하나둘씩 제거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증시는 노출된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더욱 싫어한다는 주장을 감안하면 글로벌 증시에 오히려 기대감이 쌓일 수 있는 대목이다.
기관투자자들도 이번 AIG 사태 해결을 반기고 있다. 김영찬 신한BNP파리바 주식운용본부장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다"며 "AIG의 문제가 미국 금융위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촉매제는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주형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미국 정부의 정책적인 의지 표명이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수급측면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될 경우 국내 증시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AIG 사태해결로 단번에 치유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리먼브러더스와 체급이 다른 투자은행들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해야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AIG 구제금융 결정을 마치 금융위기의 모든 문제점들이 해결될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AIG 사태 해결은 국내 증시에 단기적 호재가 될 수 있지만 향후 미국 금융시장에 어떤 변수들이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한달정도는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