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악화되고 주가가 심하게 하락하면 으레 금리인하를 바라던 투자자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FRB가 성명을 통해 내놓은 것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시장 경색, 고용시장 악화 등 경기하강 신호에 대한 경계감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뉴욕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일부에서는 당장 금리를 인하해야 할 필요성이 없을 정도로 미국 경제 자체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안도감까지 더해졌고,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는 금리가 높아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책금리 자체를 내리기 보다는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에게 약효가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분석한다.
CJ투자증권은 데일리 리포트에서, FRB가 성명을 통해 경기둔화에 대한 강한 우려감을 나타내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시장이 아직 ‘최후의 카드’는 남아있다고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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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동성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된 이후 금리인하가 결정된다면 그 파급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당장의 금리인하가 시장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좋은 진통제가 됐겠지만, 우선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를 진화한 뒤 금리인하에 나서는 것이 더 나은 처방전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16일 뉴욕증시에 나타난 것이다.
이같은 처방전이 과연 우리시장에는 어떻게 작용할까.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진 가운데 뉴욕증시의 반등은 우리시장에도 분명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추세적’인 반등이라고 보기엔 무리라는 게 거의 모든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하루하루 뉴욕증시와 월가 전망, FRB 발언에 조마조마해 하는 현실 속에서 ‘오늘만 사는’ 한국증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외국인 자본 이탈과 함께 장 후반 상승폭을 줄이게 된다면 이런 불안한 심리가 가시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