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손실로 '태산'이 무너졌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09.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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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엘시디 흑자불구 첫 도산…환율상승에 추가 도산 우려

상반기 증시를 강타한 '키코(KIKO) 쇼크'가 결국 기업의 도산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업계를 초긴장 시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어 향후 해당 기업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산엘시디 (0원 %)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 재산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신청을 접수했다.



회생절차개시는 '법정관리'와 같은 의미로 국내 기업이 키코 거래손실로 인해 회생절차를 밟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치 못했던 키코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LCD업황까지 악화되면서 태산엘시디는 사실상 '흑자 부도'를 내게 됐다.



태산엘시디는 올 상반기에 매출 3441억6500만원, 영업이익 114억78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키코로 인해 손실 규모는 806억원에 이른다. 거래손실이 270억5800만원, 평가손실은 535억8400만원 규모이다.

회사 측은 "환율하락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금융사와 통화옵션거래 계약을 했지만 환율급등으로 인해 거래손실 및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중소업체들의 키코 손실이 알려졌을 때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낙관적인 분석이 주를 이뤘다. 2분기 이후 환율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근거였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들어서도 급등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16일 기준, 1160원까지 올라 2분기말 대비 114원 이상 상승했다.

환율 급등으로 태산엘시디는 3분기에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키코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키코 상품의 거래가 많았던 은행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소송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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