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최악'은 넘겼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9.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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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 회생시 미 금융주 반등...1360선은 PBR 1배 미만 저평가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금리 동결 발표에 실망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던 미증시가 이내 오름세를 회복하며 1%대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다우, 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연저점을 경신한 뒤 대형 양봉을 만들어냈다. 문제가 되고 있는 AIG가 21.2% 급락했지만 아멕스(+1.7%), BOA(+11.3%), 씨티(+3.4%), JP모간(+10.1%) 등 다우지수 30종목에 속한 나머지 금융주는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리먼(+42.9%), 메릴린치(+30.0%), 워싱톤뮤추얼(+16.0%)도 급등세로 돌아섰다.



2.0%의 현행 금리를 낮추지 않고 500억달러의 단기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는 정도만으로 추락하던 증시가 살아났다는 것은 희망적인 현상이다.
베어스턴스와 달리 리먼브러더스에 대해서 시장 논리를 적용하고 금리도 낮추지 않는 정공법을 행사한 것이 오히려 FRB의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라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1%로 2006년 10월 이후 처음 하락세를 나타냈다. 비록 FRB가 인플레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지만 국제 상품가격 급락에 따라 향후 물가 문제는 수면 밑으로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90달러선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더 없이 좋은 호재다. 지난 7월 147달러까지 폭등하던 것이 불과 2개월만에 10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90달러선마저 붕괴된다면 고점대비 반토막 수준인 70달러대까지 추가 하락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CRB상품지수가 이틀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350선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나타냈던 300∼350선의 박스권으로 복귀할 여지가 높아졌다.

미증시가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함에 따라 전날 1400선이 무너진 코스피증시도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행진이 걸림돌이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의 매수대응으로 충분히 맞설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수급 문제도 이슈가 아니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은 "한국 증시를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개연성이 높지만 'Sell Korea'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Sell Korea'라면 채권시장에서도 매도우위를 보이는 것이 당연한데 외국인이 오히려 채권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도 1300선은 시장에 창궐하고 있는 리스크를 소화하는 레벨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이미 외화유동성 위기 및 자금조달 리스크 등으로 주가급락을 겪은 상태이기 때문에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여타 국가에 비해 낮아질 개연성도 높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코스피시장의 저평가 메리트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1360선은 PBR 1배 미만으로 주가가 기업의 자산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극단적 상황에 노출되는 수준이기 때문에 중장기적 투자관점에서 매력적인 저가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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