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50.9원 폭등 'IMF이후 최대폭'

머니투데이 이윤정 기자 2008.09.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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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0원 마감 4년래 최고치… 원화절하율 4.59% 亞 통화중 '최고'

환율 50.9원 폭등 'IMF이후 최대폭'


달러/원 환율이 50원 가량 폭등하며 4년 만에 1160원 위로 올라왔다. 상승폭으로는 지난 1998년 이후 10년래 최고치이며 종가기준으로는 지난 2004년 8월 2일 1162.6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 소식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이면서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했다.



글로벌 달러 가치가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대비 급락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 강화됐다. 하지만 이머징 마켓에서의 자금 회수가 가속화되면서 아시아 주요 통화는 약세를 기록했다. 외인들의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원화 절하율은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50.9원 폭등하며 11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128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순식간에 1140원대로 올라서며 상승폭을 빠르게 확대해 나갔다. 환율이 무서운 속도로 급등하자 외환당국은 공식 구두개입을 단행하며 환율 급등 제지에 나섰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미국 금융시장 사태에 대한 우리 외환시장의 반응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반응은 급격한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공식 구두 발언을 단행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지금 상황에서 당국 발언만 믿고 달러를 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의 구두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환율은 상승폭을 확대하며 1150원을 넘어 1160원까지 상승했다. 장중 고점 1166.20원을 기록했다.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실개입이 간헐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관측됐지만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달러 수요와 은행권들의 달러 매수세가 폭발하면서 환율은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날 싱가포르와 인도 등 다른 아시아 통화의 절하율은 1% 내외인 반면 원화의 절하율은 4.59%로 최고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이머징 마켓의 자산을 처분하고 달러자금을 회수,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기록했다고 시장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각각 83억8700만달러와 21억465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50.7원으로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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