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렉스 칼럼'을 통해 주말 이틀을 지나며 급변한 리먼의 운명이 주는 교훈을 정리했다.
레버리지를 대규모 일으킨 은행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이자를 지불해야한다. 이자의 상당부분 역시 차입에 의존했다. 그러나 신용경색으로 자금 조달 루트가 막혔다.
연준은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을 의식해 인수 요청을 거절했다. 연준이 이처럼 까칠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리먼에 돈을 투입할 투자자들을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리먼은 부동산 채권 주식 등 유동화 가능한 모든 것을 증권으로 포장해 파는 전문가 집단이었다. 리먼은 이제 넘쳐나는 증권에 파묻혀 파국을 맞았다.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을 옥죈 부실 증권을 배드뱅크에 넘겨 한꺼번에 매각하는 방법을 찾았지만 규모가 너무 컸다. 주말 전에 330억달러이던 배드뱅크 자산은 주말을 지나며 800억달러로 커졌다. 게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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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기관인 앤드류 헌트 이코노믹스의 추정에 따르면 20년전 월가 투자은행들의 자산은 미국 GDP의 3%에 불과했다. 그러나 저금리, 과도한 차입 등을 바탕으로 이 비중은 지금 GDP의 23%로 불어났다. 모기지 버블 붕괴와 리먼 파산 등은 비대해진 투자은행 자산의 축소 과정이다.
차입이 많은 구조를 갖는 은행들은 항상 돈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 리먼 메릴린치 베어스턴스 뿐 아니라 바클레이 HBOS UBS 등 유럽의 금융기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위기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