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16일 "엄청나게 다른 방향에서라는게 문제지만 이 예측은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다"고 자조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순수 투자은행 모델의 미래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업계 자체의 펀더멘털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잘 버텨나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켄 르위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메릴린치는 이 시장에서 강력하고 존경받는 투자은행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투자은행의 생존 자체가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결국 리먼을 보증하지 않고 파산하도록 내버려둔 점을 우려했다. 투자은행 모델 자체의 위험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더 이상 구원투수가 돼 주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 투자은행 미래는 더욱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일부에서는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의 파산과 합병이 지난 99년 글라스-스티겔법의 개정에 따른 유예된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은행과 증권, 보험 업부를 분리시킨 글라스-스티겔 법은 지난 99년 그램-리치-브릴리법으로 대체돼 금융기관의 겸업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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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한 상업은행 임원은 "지금은 투자은행들에게 굉장히 어려운 시기"라며 "투자은행이나 신용카드, 보험 등 어떤 것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골드만과 모간스탠리 앞날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각도 있다. 두 은행이 투자은행의 메리트를 충분히 챙길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한 투자은행 임원은 "자본 시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투자은행 모델은 함께 갈 것"이라며 "두 은행이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으며 현재 상황이 재앙의 시작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러나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지금 상황이 투자은행들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적은 자본으로 큰 레버리지 투자에 집중해온 투자은행 모델의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상업은행들이 일하기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매트 킹 전략가는 "남은 투자은행들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금융시스템, 특히 투자은행들에게는 그림자가 드리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16일과 17일 차례로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