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파산, 월가 다시 공매도 '경계령'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9.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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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은행 경영진들, 공매도 일시 규제 건의

나름대로 공매도(숏셀링)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데이비드 에인혼은 지난 5월 리먼 브러더스에 대한 공매도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리먼 주가가 유동성 위기 때문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매도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후 100일 정도 지난 현재 리먼의 파산신청으로 금융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바로 에인혼 같은 공격적인 공매도 세력을 걱정하고 있다.



리먼이 파산하고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되는 한편 AIG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유례없는 혼돈 속에서 공매도가 기승을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많이 하락할수록 많은 이익이 난다. 공매도 세력 예상대로 금융주 주가가 급락하면 월가의 금융위기 강도는 더해지고, 은행 신뢰도는 추락하게 된다. 투자자뿐 아니라 은행 경영진들도 공매도를 무서워하는 이유다.



이에따라 지난 주말 미금융당국과 정부 관계자들이 만나 리먼 해결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대형 금융기관 경영진들은 당국이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건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준 총재 등이 배석했다.

메릴린치 매각이 성사되고 AIG가 연준(FRB)으로부터 400억달러를 긴급 대출 받기로 결정함에 따라 금융주 공매도가 어느 정도 적중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리먼의 파산신청을 계기로 은행들의 추가상각과 손실에 대한 불안감은 한층 증폭됐다. 공매도를 유혹할 여건은 성숙된 셈이다.

지난 7월에도 미금융 당국은 공매도가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금융주 폭락을 부추겼다고 지목하고 한달간 19개 금융주에 대해 이른바 '네이키드 숏셀링'을 제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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