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관 공조, '금융 쓰나미' 막는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9.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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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담보 확대-SEC 리먼 고객 보호-월가 700억불 펀드 조성

미국 민-관이 14일(현지시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가져올 금융시장의 거대한 쓰나미를 막기 위해 공조에 나섰다.

이날은 월가의 일대 지각변동이 벌어진 역사적인 날이다. 미국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결국 신용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메릴린치를 500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한 것. 리먼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피인수는 전세계 금융시장에 파란을 몰고 올 일대 사건이다.

신용위기가 결국 월가 대형 금융기업들의 파산을 몰고 오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몰고올 후폭풍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결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증권거래위원회(SEC), 월가은행 등은 금융시장의 파국을 막기 위한 긴급 대책을 나름대로 제시했다. 연준은 민간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의 담보 대상을 확대키로 했고, SEC는 리먼의 파산에 대비해 리먼 고객들의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월가 민간 은행들도 컨소시엄을 만들어 700억달러의 긴급 유동성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민관이 한마음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되찾기 위한 대책을 발표한 것.



연준과 월가투자은행의 신속한 조치는 월가 은행들이 단기 자금을 융통하는데 숨통의 트이는 한편 투자자 동요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이러한 민관의 공조가 "금융 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력히 지지하며 전세계 금융당국과 이번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긴급 성명을 통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 월가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프라이머리 딜러대출)의 담보대상을 모든 투자등급 채권 및 주식 등 모든 투자등급 증권으로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와 함께 월가 투자은행에 대한 기간대출(TSLF) 규모를 175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담보 대상 확대는 이날 민간에서 나온 700억달러 유동성 공급조치와 함께 금융시장의 위기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준이 오는 12월까지 기준금리를 2%로 인하할 가능성이 31%로 치솟았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별도 성명을 통해 리먼의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리먼이 청산 하더라도 직원들이 몇주동안 자리를 유지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 의원장은 "우리의 규제 및 감독 권한을 통해 금융시장이 제기능을 유지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10개 월가 민간 은행들도 리먼 파산에 대비해 시중 긴급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700억달러의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키로 했다. 펀드 조성에 참여키로 한 10개 월가 은행은 메릴린치,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레이, 씨티그룹, 크레디스위스그룹, 도이치뱅크, 골드만삭스그룹, 모간스탠리, UBS 등이다. 컨소시엄은 10대 월가 은행 이외의 다른 은행들도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다.



10개 은행들은 각자 70억달러를 각출해 총 7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게 된다. 은행 컨소시엄은 유동성을 강화하고 변동성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컨소시엄은 이번주부터 모든 시중 은행들에게 담보 대출을 실시해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또 컨소시엄은 리먼의 위험에 대해 질서 정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장외 파생금융시장을 열었다. 컨소시엄은 "이러한 조치들은 긴급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슨 장관은 "크리스 콕스 SEC 위원장과 버냉키 의장 및 민간 은행들이 취한 조치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면서 "이러한 조치들은 유동성 공급을 쉽게 하고 시장 기능을 완화시켜 신용시장의 우려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회를 포함해 규제당국과 면밀히 사태를 관찰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합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리먼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피인수가 금융시장의 대형 호재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들려온 소식들은 드디어 금융주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신호"라며 "글로벌 금융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모비우스는 "이제 금융주는 바닥에 도달했으며, 이번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뢰가 다시 쌓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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