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메릴린치 인수…KIC 지분 손실 없을 것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9.1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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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CIO 급파, 협상할 것"
-보유 지분 모두 인수땐 주당 1.5달러 이득
-"정책적 딜…테마섹, KIC에 불리하지 않을 것"

시가총액 기준 미국 1위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메릴린치를 인수한다. 한국투자공사(KIC)가 메릴린치에 투자한 지분은 어떻게 될까.



BoA와 메릴린치는 14일(현지시각) 합병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약 440억달러, 주당 29달러다.

KIC 관계자는 "곧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급파해 메릴린치 등과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협상내용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일단 BoA의 메릴린치 인수 조건이 KIC에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다. 우선 BoA가 KIC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29달러에 인수하면 KIC로서는 주당 1.5달러의 이득을 볼 수 있다.

KIC는 지난 7월 28일 메릴린치 의무전환우선주 20억달러어치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KIC는 보통주 7224만3217주를 취득했고 전환가격인 27.5달러가 새로운 손익분기점이 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BoA의 메릴린치 인수는 정책적인 딜"이라며 "테마섹, KIC 등이 미국에 우호적인 입장이었던 만큼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IC는 메릴린치 투자로 보통주 외 약 1억1000만달러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5월까지 배당금 약 5850만달러와 재협상을 통해 받은 3000만달러를 합치면 총 8850만달러다. 여기에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통한 수익까지 추가된 것이다.

다만 BoA가 KIC 보유 지분 중 일부만 인수할 경우 얘기는 복잡해진다. KIC의 손익은 향후 BoA와 메릴린치와의 합병비율에 따라 손익이 결정된다.

특히 감자 등 메릴린치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경우 합병비율이 낮아지게 되면 KIC는 손실도 불가피해진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KIC에 긍정적이지만 향후 협상에 따라 KIC는 손해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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