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리먼 역사속으로 美증시 허리케인 속으로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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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체크포인트]

미국 금융시장이 허리케인의 한복판으로 진입하고 있다.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의 국유화로 시작된 지난주 미국 증시는 지속된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비교적 꿋꿋이 한주를 버텼다. 다우지수는 1.8% 올라섰고, S&P50도 0.7% 상승했다. 나스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0.3%를 더했다.
하지만 이번주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회오리는 지난주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 금융쓰나미, 공포 확산



94년간 금융시장을 호령하며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던 메릴린치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합병됐다. 158년 역사의 미 4위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는 파산보호를 신청, 사실상 퇴출됐다.
AIG는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브릿지 론'에 기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6, 17일 실적을 발표하는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조차도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비켜갈지 의문시될 정도이다.
베어스턴스-메릴린치-리먼을 차례로 삼켜온 '금융 쓰나미'가 어디까지 미칠지 시장의 공포는 커지고 있다.

달러, 유가에 미칠 영향도 간과할수 없다. 배럴당 100달러를 뚫고 내려간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 금리 어떻게 하나...FRB고민

금융시장 회오리의 한 가운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16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 기준 금리를 언제 인상할지가 주목돼 왔다. 하지만 지난주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의 국유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안정되기는 커녕 이번에는 리먼 브러더스까지 가세했다.
6.1%에 달한 실업률과 주택경기침체, 소비지출 감소 등도 금리인상보다는 오히려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말 리먼브러더스 AIG 메릴린치 등 금융회사 주가들의 폭락에도 불구, 미 증시가 버틸수 있었던 데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산된 점도 기여했다.


이번 FOMC에서 금리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지만, 금리 결정 성명서에서 연준이 현 금융 및 경제상황에 대해 어느정도 긴박한 인식을 표명하느냐에 따라 금리인하 기대감의 강도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 인플레 우려 크지 않을 듯

금융시장 회오리의 여파가 워낙 클 것으로 예상돼 경제지표들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빛이 바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리 결정에 앞서 노동부가 발표하는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달과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플레 우려에 대응,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연준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높여줄 자료는 아닌 셈이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유가급등으로 인해 지난 7월 5.6%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연말에는 4%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다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 물가지수가 0.2% 상승한 점은 부담이다.

주택관련지표는 여전히 '기대'할게 없어 보인다. 17일로 예정된 8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전달의 96만5000건에서 96만건으로 또다시 줄어들었을 것으로 마켓워치는 집계했다.

이밖에 8월 산업생산이 15일 발표된다. 특히 자동차 생산은 0.3% 뒷걸음질 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달 파업종료 여파로 산업생산이 일시 증가했던데 대한 반작용이다. 화학 가구 등도 부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 우주항공 기술 부문은 비교적 선전,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음이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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