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소매 악화, 리먼 촉각..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13 06:17
글자크기

AIG도 급락, 금융불안 지속..유가 100달러 붕괴

리먼 브러더스의 운명에 시장의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금융시장 불안과 더불어 예상보다 악화된 소매판매가 지수 발목을 잡았다. 에너지 관련주의 상승과 저가 매수세는 반등 탄력으로 작용했다. 전날에 이어 금융시장 불안으로 연내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확산됐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1.72포인트(0.10%) 떨어진 1만1421.99로 마감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2.64포인트(0.21%) 상승한 1251.69, 나스닥지수도 3.05포인트(0.14%) 오른 2261.27로 장을 마쳤다.



8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밑돌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데다 리먼에 이어 AIG 주가도 30% 가까이 폭락하면서 지수 발목을 잡았다. 리먼 브러더스의 운명을 둘러싸고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주문이 엇갈렸다.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잠시 지수가 상승탄력을 받는 듯 했지만 허리케인 아이크의 영향으로 소폭 상승세로 마감하며 빛이 바랬다.



S&P500업종 가운데 임의 소비재, 금융, 보건의료 업종이 하락 선두권을 형성했고, 에너지와 유틸리티 원자재는 전날에 이어 강세를 보였디.

◇ 리먼에 AIG 가세..끝 없는 하락 도미노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다우지수 구성 30종목인 세계 최대 보험사 AIG가 30.7% 폭락 지수가 한때 150 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AIG 주가는 올들어 70% 이상 폭락하며 12.14달러로 내려앉았다. AIG는 모기지 부실 신용위기 발발이후 250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부실자산을 상각했다. 최근 3분기동안 손실은 180억달러에 달했다.

씨티그룹이 AIG 목표주가를 40달러에서 25.50달러로 낮추는 등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AIG는 오는 25일 대대적인 경영개선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미국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리먼 브러더스를 매각하기 위한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베어스턴스, '모기지 빅2'에 이어 리먼 역시 다음주 아시아 금융시장이 열리기 이전인 이번 주말 매각발표가 성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사모펀드 JC플라워스 및 중국 국부펀드 차이나 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 리먼 브러더스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정부 자금을 사용하는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먼이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리먼 브러더스 주가는 13.5% 하락했다. 한때 30% 가까이 낙폭이 커졌지만 주말 매각성사 기대가 낙폭을 줄였다.

전날 반등했던 워싱턴 뮤추얼은 이날은 등락을 거듭한 끝에 3.5%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워싱턴 뮤추얼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모기지 부실이 심각한 메릴린치도 12.3% 급락하며 12.14달러로 떨어졌다.

◇ 소매 판매, 기대이하..소매 관련주 부진

월마트가 1.2% 떨어지는 등 소매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매판매액은 0.3% 감소, 전문가 예상치 0.2% 증가를 밑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할 경우 소매판매액은 0.7% 감소, 올해 최대폭 떨어졌다. 이에 대한 전문가 예상치는 0.2% 감소였다.

전문가들은 고용 감소와 자산 가치 하락 등 이유로 소매 판매가 기록적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도 모두 예상보다 악화되는 등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내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추가로 내려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 유가 한때 99.99달러..운송주 강세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5개월만에 처음이다.
유가하락으로 수요 반등이 기대되는 제너럴 모터스 주가가 2.0%, 포드도 4.9% 올라서는 등 운송 항공 관련주 강세가 지속됐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31센트 오른 101.18달러로 장을 마쳤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이 지속적으로 유가를 억눌렀다.

DTN의 선임 애널리스트 대린 뉴섬은 "허리케인 아이크가 시추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약세를 불러일으켰다"면서도 "시추시설 가동 중단이 길어질 경우 유가는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WTI는 장중 전날보다 배럴당 20센트 내린 100.67달러로 최종 거래됐으며 장외 전자거래에서 WTI는 오후 한때 배럴당 99.99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이번 한주간 4.8% 하락했다.

◇ 달러, 기록적 추락...전날과 정반대

달러화 가치가 유로대비 3년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하는 등 주요 통화대비 곤두박질쳤다.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부진, 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데다 금융시장 불안감으로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2.3센트(1.64%) 폭등(달러가치 폭락)한 1.4229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하루전인 11일에는 한때 지난해 9월18일 이후 최저점인 1.3882달러까지 떨어졌었다.
달러/유로 환율은 지난 7월15일 1.6038달러로 최고치에 달한 이후 유가하락과 유럽경기침체로 12% 하락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2.0% 뛰어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7엔(0.65%) 오른(엔화가치 하락) 107.87엔을 기록했다.

6개국 주요통화대비 인덱스도 1.52% 급락한 78.92를 기록, 2006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BNP파리바의 애널리스트 앤드류 샤브리에는 "달러 강세행진이 종지부를 찍고 향후 수주 내에 1.5달러선으로 달러/유로 환율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