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外 북한 진짜 실세는 누구?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9.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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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폭 축소될 경우 '파워게임' 가능성도

최근 뇌혈관 질환 등 건강악화로 인해 향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활동 폭 축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김 위원장 다음 가는 북한의 진짜 실세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일外 북한 진짜 실세는 누구?


북한의 권력구도는 조선노동당과 국방위원회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특히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명실상부한 권력의 핵심이다. 권력서열로 보면 당중앙위원회가 첫번째, 당중앙군사위원회가 두번째이고 국방위원회는 세번째다.

형식상 북한의 최고주권기관으로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도 실질적으로는 당중앙위원회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있다. 정부에 해당하는 내각 역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를 통해 당중앙위원회의 통제를 받는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일 내각총리를 실질적인 핵심실세로 보지 않는 이유다.



한편 국방위원회는 권력서열로는 3위지만, 군부라는 실질적 무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북한 군부의 핵심인사들이 대거 국방위원회 상임직으로 옮겨오면서 권한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역시 '선군정치'의 기조 아래 국방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이런 당중앙위원회의와 국방위원회를 동시에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김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의 총비서도 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1인 권력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김 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양쪽으로부터 모든 정보를 보고받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이를 통해 양쪽의 정보를 독점하면서 당중앙위원회와 국방위원회 한쪽으로 권력이 쏠리지 않도록 '균형추'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으로 인해 보폭이 축소될 경우 조선노동당과 국방위원회 사이에 파워게임이 가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의 역할이 줄어들 경우 상대적으로 부상할 수 있는 실세들도 조선노동당과 국방위원회 양쪽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

조선노동당 쪽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장성택 행정부장, 오극렬 작전부장, 이용철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강관주 대외연락부장, 김기남·전병호·김국태 비서 등이 핵심실세들로 꼽힌다.

김양건 부장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주도한 인물로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 옆에 배석했던 유일한 인물이다.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부장은 한때 실각하기도 했으나 2006년 복귀한 뒤 현재 보위부·검찰·법원 등 권력기관을 총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을 후계자로 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견제세력이 많다는 것이 약점이다.

국방위 쪽에서는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이용무·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김격식 군 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이명수 국방위 행정국장, 장성우 인민무력부 민방위사령관, 김기선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현철해 총정치국 상무부국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이 실세들로 거론된다.

다만 조명록 총정치국장은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향후 주도적인 역할은 예상하기 어렵다. 현철해 부국장은 김 위원장의 차남인 김정철을 권좌에 앉히려는 하는 인물들 중 한명이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현재 사실상의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 국방위 과장도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외화조달 등을 통해 정권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39호실에 대해 접근권을 갖고 있는 극소수의 인물 가운데 한명이다. 김옥 과장의 경우 김 위원장의 삼남인 김정철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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