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야간 교통사고 왜 많은가 했더니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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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에 반사판, 후미등 같은 야간 안전장치가 미흡해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기계로 분류되는 덤프트럭에는 반사장치 설치의무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15일 화물차 운행 안전장치가 교통사고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실험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운전자 40명을 대상으로 화물차를 따르게 하고 차량간 거리 및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속도를 측정했다. 주간에는 실험자들이 앞서가는 화물차 거리를 172미터까지 인지했지만, 야간에는 3분의1인 49.8미터에 불과했다. 화물차가 급하게 차선을 변경할 경우 뒷 차의 반응시간은 주간 2.15초, 야간 2.17초로 측정됐다. 급제동은 주·야간 각각 2.13초, 2.08초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화물차가 자동차 안전기준에 따라 등화·반사장치를 모두 장착했을 경우이며, 실제는 더욱 조건이 안좋다고 연구소측은 설명했다.



▲화물차 후부반사판▲화물차 후부반사판


도로에서는 화물차 후부에 반사판이 없거나 표시등이 어두운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인지거리가 10m 이상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뒷 차의 반응시간도 2초가량 더 걸린다는 게 연구소 분석이다. 시속 80km로 운행하는 경우에는 대응거리 감소효과 22m가 더해진다는 것.

연구소는 지난해 화물차 400대를 대상으로 후부등화·반사장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적재중량 4.5톤 이상 화물차(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차 포함) 10대 중 4대는 등화장치가 1개 이상 파손되거나 반사장치를 부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덤프트럭이나 콘크리트믹서차는 10대 중 7대가 후부반사판을 붙이지 않아 뒷따르는 차량의 사고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화물차 92대의 후미등 밝기를 측정한 결과, 10대 중 4대가 최소광도 기준(후미등 2칸델라, 제동등 40칸델라)에 미달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등화장치가 파손되거나 후부반사판을 장작하지 않은 화물차는 사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며 "특히 덤프트럭과 믹서트럭에 대한 후부반사판 장착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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