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극적인 타협을 시도했던 기륭전자 (0원 %) 사태가 다시 '외곽 전투'양상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노동부 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던 세력들은 손을 든 상태이고, 노측은 여러 국가기관을 돌며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기륭전자 문제는 2005년 7월 인력파견업체로부터 파견된 200여명의 노동자들이, '불법파견'판정을 받은 뒤 도급직으로 전환되면서 시작됐다. 정규직을 위한 투쟁과 농성이 계속되면서 3년이 흘렀고, 인수합병(M&A)이 활짝 열린 코스닥 시장에서 경영진도 세 차례나 교체됐다.
결렬의 이유를 사측은 '노측의 거액 보상금 요구'로 돌리고 있고, 노측은 사측이 해결의지가 없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 기륭전자 문제는 기륭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3년 전부터 우리사회가 방치해온 공동의 문제이자, '머니게임'의 온상이 된 한국 코스닥 시장의 자화상이다.
3년전 9000원을 넘었던 기륭전자 주가는 1000원을 턱걸이하고 있고, 노동문제로 신음하는 기륭전자를 헐값에 사들였던 전 주인들은 문제를 방치한 채 회사를 팔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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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문제는 3년째 남아 농성중인 일부 근로자들과 1년도 채 안된 새 주인들끼리만 해결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정부와 한나라당, 민노당은 손을 놓을 때가 아니라 잡을 때이며, 노측은 특정 언론이나 정부기관, 경영진에 대한 '비난'보다는 '협상'에 집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