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만큼 '어떻게'도 중요하다

윤은라 솔루션 컨설턴트 2008.09.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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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 A to Z]나에게 꼭 맞는 이직방법은?

'어디로'만큼 '어떻게'도 중요하다


바야흐로 직장생활에서 이직은 필수인 시대, 많은 직장인들이 지금보다 나은 회사로 이직하기를 희망한다.

필자가 9년간 헤드헌터로서 만나온 대부분의 후보자들도 이구동성으로‘좋은 회사로 이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의 성장가능성도 높고, 경력관리상 도움될 수 있는 직위와 높은 연봉, 복리후생 등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춰진 곳으로 옮기고 싶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직에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의 관심은‘어디로 옮길 것이냐’에만 집중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과연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 걸까? 어디로 옮길지만 궁리할게 아니라 '어떻게 옮길지'도 고민해봐야 성공적인 이직에 다가갈 수 있다.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이직을 쉽게 생각했다가 피해본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이직방법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보다 확실해진다.



◆아는 분을 통해 이직을 제의 받았는데… 인맥 형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경력직의 61%가 지인을 통한 이직을 고려한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CEO나 임원급의 경우 69%가 인맥을 통해 이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렇듯 많은 직장인들이 주변의 지인을 통해서, 즉 인맥을 활용해 이직을 하고 있다. 요즘 들어 헤드헌팅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 헤드헌터를 통한 이직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아직도 주변의 권유로 이직을 결정하는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다.


대기업의 마케팅 담당 A부장은 예전 직장의 임원이 같이 일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신중히 고민하지 않고 회사를 옮겼다가 낭패를 봤다. 믿고 갔던 임원이 6개월 만에 해고되면서 본인의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임원의 말만 믿고 연봉과 회사에 대한 신중한 고민 없이 이직을 결정한 A부장은 옮긴지 3개월만에 또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다.

사례에서 보듯이 사적인 경로를 통해 이직을 하는 경우 적지 않은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다. 지인의 부재가 불러올 잠재적 위기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계기업을 중심으로‘사내추천제’라는 공식적인 인맥형 채용제도도 운영되고 있으므로, 평소 회사 밖에서 다양한 네트워크와 지원부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인맥형 이직 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접 경쟁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는데… 스카우트형

경력직 채용 시 1차 고려대상은 뭐니뭐니해도 동종업계의 종사자일 수 밖에 없다. 회사가 직접 경쟁사의 적합한 인재를 스카우트 해서 이직을 권유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업계 내에서 이미 평판과 업무능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경우로, 해당 후보자가 이직을 원할 경우 신속하게 이직절차가 진행된다. 한편 최근에는 채용을 원하는 회사가 헤드헌터에게 “어디회사 누구”를 콕 찍어 스카우트를 요청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기업 화학회사의 R&D담당 B과장은 최근 곤란한 일을 겪게 되었다.
직접 경쟁사로부터 스카우트제의를 받아 옮기게 되었는데 본인이 근무했던 회사로부터 소송이 제기 된 것이다. 이유인즉, 핵심인재를 스카우트 하면서 회사가 피해를 보았고 핵심 기술이 경쟁사로부터 노출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B과장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실업자 아닌 실업자신세가 되어야만 했다.



이직을 결정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지만, 때로는 조직차원에서 예상치 못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비록 의도하지 않았다해도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로의 이직을 신중히 고민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최근 한 기사에 따르면 핵심 임원이 핵심기술과 핵심인력을 스카우트해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법적소송이 제기된 사건이 있었으며, 요즘 들어 유사한 사건이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또한 필자도 비슷한 경우로 인해 채용이 취소되거나 2년간 경쟁사 취업금지령, 피해 보상 등의 피해를 보는 후보자들을 지켜보며 안타까왔던 적이 있다.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고 직접 지원하는 경우…셀프구직형



일단 이직을 결심하면 인터넷 채용사이트나 각종 채용공고부터 찾아보는 직장인들이 많이 있다. 직접 온라인 사이트나 신문광고를 통해 정보를 찾고, 이력서를 보내 이직을 하는 경우다.

한 회사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C차장은 최근 이직을 하려다가 곤란해진 경우다. 한 회사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다 보니 일에 대한 재미와 성취욕을 잃었다고 판단해서 이직을 고려하던 중 신문의 구인광고를 보고 직접 지원을 해서 몇 차례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4차례의 인터뷰 끝에 최종면접 일자만 남겨 놓고 있었는데 뜻밖의 일을 당했다고 한다. 본인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임원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이다.

이유인즉, 10년 동안 한 회사에서 근무했던 C차장에 대해 지원을 한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평판조회를 요청하면서 C차장이 재직중인 회사내에 그가 어디로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해진 것이다. 결국 C차장은 최종면접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직을 포기했다고 했다.



최근 필자가 만난 한 후보자는 직접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오해를 받아 불쾌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근무중인 회사와 문제가 있어서 이직을 고려하는 것은 아닌지, 업무실적이 좋지 않아서 옮기려는 게 아닌지 등 본인에게 문제가 있어서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으로 취급을 받아 기분만 상하고 이직에는 실패한 경우였다.

앞서 살펴본 이직방법의 유형은 물론, 헤드헌터를 통한 이직이나 수시채용을 위해 미리 희망회사의 인재DB에 등록해놓는 방법, 고객사나 자회사로의 전직 등 성공적인 이직방법이 한가지 일 수는 없다. 특히 요즘처럼 이직의 경로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는 위에 제시한 방법 혹은 그 이상의 방법들이 결합된 형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경력과 직무를 고려해봤을 때 가장 적합한 방법이 무엇일지 사전에 충분히 고민해보고 이직을 시도하는 것이다. 덧붙여 경력관리뿐만 아니라 본인의 경력가치를 평가하고 부각시켜줄 수 있다는 면에서 볼 때, 나에게 맞는 이직방법에 대해서 헤드헌터와 상의해보는 센스까지 있다면 이직 성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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