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가산금리 2%p이상 곤란, 미룰수도"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9.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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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 "10억弗 당장 필요친 않아"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11일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과 관련, "최근 악화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200bp(2.0%포인트) 이상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가산금리와 차이가 크다면 외평채 발행을 1∼2주일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당초에는 해외 설명회(로드쇼)를 나갈 때는 가산금리 180bp 이내에서 할 수 있다고 봤는데, 그 후 악화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200bp 이상은 곤란하다는 것"이라며 "반면 투자자들은 손실을 우려해 200bp 이하는 곤란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리먼브러더스 대규모 손실 우려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와병설도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 국장은 "북한 관련 위험도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투자자들도 상당히 많이 관심을 갖고 물어본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생각하는 가산금리의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며 "200bp를 중심으로 10bp 이상 요구하는 투자자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쪽은 상황이 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생각과 동떨어지면 발행할 필요가 없다"며 "상황이 안 좋은데 굳이 발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는 확실히 지나갔고, 당장 10억달러가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고 했다.


최 국장은 "물론 최대한 노력해서 가능하면 예정대로 11일 발행하도록 애쓰겠다"면서도 "로드쇼에서 들어온 뒤 다음주에 할 수도 있고, 1주일이나 2주일이 연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산금리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발행을 며칠 연기하더라도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우리 경제에 대해 나쁜 평가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어 "그러나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하지 않더라도 다른 공기업 등이 자금조달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뉴욕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한국시간으로 이날 자정까지 외평채 가산금리에 대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오는 1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10년만기 외화표시 외평채 10억달러 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를 비롯한 재정부 관계자들은 10일 뉴욕에서 연기금, 보험사 등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설명회)를 가진 뒤 외평채 가산금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미 국채수익률에 더해지는 금리를 말하는 것으로, 국내 금융사나 기업들이 외화를 빌릴 때 기준(벤치마크) 금리가 된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낮게 결정될 경우 국내 금융사와 기업들의 외화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최근 금융시장을 강타한 '9월 위기설'을 가라앉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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