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중병설에 불거지는 사망·대역논란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8.09.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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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주간지 '주간 현대'에 소개된 와세다대 시게무라 도시미쓰 교수↑ 일본 주간지 '주간 현대'에 소개된 와세다대 시게무라 도시미쓰 교수


뇌졸중으로 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미 그가 사망했고 그의 대역이 활동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매년 기념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했던 터라 그의 신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언론은 "중국의 의사 5명이 북한을 방문한 채로 아직 돌아오지 않다고 하는 정보가 있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을 진료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도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일본 와세다 대학의 교수가 '김정일 사망설'을 주장해 한동안 국내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김정일 대역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63) 와세다 대학 국제교양학부 교수는 지난 8월 19일 출판된 자신의 저서 '김정일의 진실'에서 "2003년 김정일이 이미 당뇨병으로 사망했고, 이후 '대역'을 써왔다"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일본 방송이 4년 전 그의 목소리와 현재 목소리를 분석해본 결과 다른 사람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 김정일의 신장이 2.5cm나 자란 점을 들었다. 시게무라 교수는 "미국은 북한 상공에 매일 2기의 정찰위성을 보내 김정일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왔다"면서 "그러나 2006년 봄에 촬영한 김정일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신장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주장하고 있는 '김정일 대역설'은 2006년부터 국내외 언론보도를 통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제기되는 '대역설'과 다른 점은 "김정일의 사망을 위장한 것이 아니라 암살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닮은 대역을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영문판은 이 해 9월 29일 한국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주요행사에는 직접 참석하지만, 암살을 당할 것으로 우려해 관례적인 행사에서는 대역을 최소한 2명 이상 고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통신사 UPI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김정일의 대역들이 김정일처럼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기도 하고, 그의 말투와 스타일을 훈련받는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김정일의 건강이 나쁘다는 점도 대역을 사용하는데 일조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같은해 10월 2일 북한문화예술계 인사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에는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역을 맡은 영화배우가 3명 있다"고 밝히고 "배역을 뽑아 2년간 훈련 끝에 영화에 출연시켰는데 영화를 보던 김 위원장도 본인도 대역을 구별 못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신변에 관한 루머는 그에 대한 동향보고가 뜸할 때마다 불거져 나온 것인데다 매번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이번 일도 '소문'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월 26일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던 당시, "김 위원장이 26일 오후 7~8시쯤 평양과 황해도 안악군 사이 도로에서 피습돼 사망했다"는 거짓 소문이 나돌았었고, 2004년에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 불거져 관계 당국이 긴장한 바 있다.

이런 현상은 1994년 사망한 고 김일성 주석이 생존해 있던 때도 계속돼, 86년에는 조선일보가 김 주석이 사망했다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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