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기관, 바닥권 확신?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9.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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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건설·전기전자 등 경기민감주 매수…조정장 탈피 선제대응

코스피지수가 10일 오전 장초반 1%대 하락을 딛고 낙폭을 줄이며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장초반 1430선까지 떨어진 지수는 개장 1시간여만에 24포인트의 하락폭을 회복하며 전날 종가인 1454선까지 장중에 치달았다.

이후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11시10분 현재 1445선을 웃돌며 초반과는 다른 분위기로 반전된 양상이다. 이날 코스피의 뒷심에는 돌아온 투신권과 기관 매수세가 한 몫하고 있다.



최근 2거래일간 3246억원을 순매도한 투신은 이날 장초반부터 매수세로 일관하면서 91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특히 투신이 집중하는 업종은 증권과 건설, 전기전자로 집중된다.

투신은 이날 오전 11시10분 현재 증권을 472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투신의 코스피시장 전체 업종 순매수액이 824억원임을 감안하면 58%에 이르는 수준이다.



증권업에 대한 순매수는 전날 유진투자증권 (4,610원 ▼210 -4.36%)의 매각설이 부상하면서 인수합병(M&A) 이슈가 재부각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M&A 이슈 외에도 기관이 증권업에 대해 11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증권주는 증시를 비롯한 경제상황의 척도로 일컬어진다. 단순하게 증권사들의 이익과 관련지어 살펴보면, 조정국면에는 거래가 미미해 증권사들의 순익이 나빠지기 때문에 증권주에 대한 메리트가 감소한다. 그러나 향후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활황을 맞으면 증권사들의 이익개선세가 상승해 증권주도 고공비행하는 측면이 있다.

이같은 요인을 고려하면 최근 기관이 11거래일 연속 증권주에 대한 매수에 치중한 점은 현 시점을 바닥으로 잡고 상승반전이 가능하다는 의식이 내포된 것으로 판단된다.


기관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약세장 탈피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여겨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투신도 최근 매도에 방점을 찍은 와중에도 4거래일간 증권업에 대해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전기전자도 투신이 23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전기전자는 업종별 등락에서는 전날 대비 1.3% 약세지만 이날은 기관이 총동원돼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기관은 전기전자에 투신을 포함 은행이 21억원, 보험(94억원), 증권(52억원), 연기금(138억원) 등이 가세해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전기전자에 대한 순매수를 9일 연속 이끌어가면서 261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전기전자업종은 세계3위의 일본 D램업체 엘피다가 생산량의 10% 가량을 감산하고, 역시 대만업체인 파워칩의 감산 계획이 하이닉스 (162,000원 ▲4,900 +3.12%)삼성전자 (62,600원 ▼400 -0.63%) 등 국내업체의 경쟁력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향후 실적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도 내다볼 수 있다.

건설도 투신이 93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기관이 15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수도권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관이 3거래일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면서 860억원을 순매수중이다.



투신은 최근 주식을 내다파는 와중에서도 건설업에 대해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증권과 건설, 전기전자에 대한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 매수세 집중은 향후 국내증시에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종목은 경기부양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코스피의 상승반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연구원은 "이들 종목에 대한 기관 매수가 집중하는 배경에는 현재 경제와 증시가 바닥이라는 전제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선 전기전자는 국제적으로 D램제조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는 등 공급을 줄이는 현 상황이 바닥의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에 향후에는 감소된 공급을 바탕으로 실적개선으로 전환할 공산이 높다는 해석이다.

증권주에 대한 매수세도 시장에서는 극한적 상황, 즉 바닥이라는 견해가 강하게 작용하고, 향후 M&A를 통해 구조가 개편되면 증권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속내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즉, 전기전자와 증권에 대한 기관 매수세는 현 시점을 바닥이라고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이 바라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건설은 정부의 부양의지가 슬슬 힘을 받는데다, 그동안 재무구조의 악화를 이끈 원자재가격의 하락으로 건설경기가 빈사상태에서 탈출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다.

코스피지수가 장초반 급락세를 딛고 개장 이후 짧은 시간에 1450선에 육박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은 이미 조정장에 대한 탈피를 준비하고 베어마켓을 뿌리치고 반등할 신호를 주고 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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