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팎에선 임금협상 와중에 노조 내 세력다툼에 휘말린 현 노조 집행부가 선명성을 더 높이기 위해 추석 이후 더 많은 요구조건을 내걸고 투쟁의 수위를 높일 경우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강성노조'의 세력다툼이 현대차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양상이다.
현대차 (239,500원 ▲2,500 +1.05%) 노조는 조합원들이 1차 잠정합의안을 거부한 만큼 사측이 더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대외 여건악화 속에서 최대한 양보한 만큼 더 이상의 양보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노조 측이 앞으로 '추석 전 타결'이라는 시한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만큼 좀 더 많은 요구조건을 내걸고 파업의 수위를 높이면서 사측을 더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현대차는 장기간 노조와의 협상에 시달리며 막대한 규모의 생산손실을 입는 등의 경영차질이 예상된다.
◇"합의하면 뭐하나" 노노갈등 해결이 먼저= "임금, 성과금, 주간연속 2교대제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재교섭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9일 사측과의 재교섭에 앞서 배포한 노조소식지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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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는 협상내용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가장 큰 이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동안의 협상과정에서 불거진 지도부에 불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재교섭이 결렬된 즉시 파업수순에 들어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측이 가장 답답해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1차 부결 때와 마찬가지로 어렵게 협상을 해서 합의안을 이끌어 내 봤자 노조내 계파갈등 속에 부결운동이 벌어지면 또다시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노조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력다툼을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서 풀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노조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가면 올 연말까지 가도 협상을 마무리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조 집행부 싸움을 말리기 위해 사측이 더 많은 것을 퍼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