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파워칩 "D램 감산"…업계에 단비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9.1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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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업도 감산 동참 가능성…삼성전자·하이닉스는 "계획없다"

D램 업계 세계 3위인 일본 엘피다와 업계 6위 대만 파워칩이 감산을 결정했다. D램 가격이 또다시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두 회사의 감산 발표가 D램 업계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측은 감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일본 엘피다는 9월 중순부터 전체 D램 생산량의 10% 정도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엘피다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대만 최대의 D램 업체인 파워칩도 같은 날 4분기에 10~15% 정도의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D램 시장 점유율을 감안하면 전체 D램 시장의 공급이 약 4% 가량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감산 규모는 전세계 D램 생산의 3.9%에 이를 것"이라며 "시장 수급 및 가격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량"이라고 분석했다.

두 회사의 감산 결정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D램 가격과 이로 인한 적자를 견디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엘피다와 파워칩을 비롯한 D램 업계는 지난해부터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흑자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감산 발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치킨게임에서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격 급락에 따른 적자 지속과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생산을 지속해 왔던 D램 업계에서 나온 첫 번째 실질적인 감산 조치이기 때문이다. 올 초 대만 프로모스가 감산한 바 있지만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지는 않았었다.

특히 엘피다의 감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업계 3위마저 결국 감산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전체 D램 업계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엘피다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는 올해 설비투자를 늘리고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목표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엘피다나 파워칩보다 더 심각한 적자 상태에 빠져 있는 독일의 키몬다나 난야 등 대만 D램 기업들의 감산 행렬 동참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송 연구원은 "프로모스, 난야, 키몬다 등 더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감산 동참도 곧 발생할 가능성 높다"며 "이 경우 D램 가격의 급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D램의 주요 수요처인 PC 등 IT 제품 수요가 부진해 재고 소진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D램 가격이 급격히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파워칩의 감산 발표가 나온 9일 D램 현물가격은 보합세에 그쳤다.

한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81,500원 ▼100 -0.12%) 관계자는 "올해 비트그로스 100% 달성이라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고 하이닉스 (236,500원 0.00%)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올해 비트그로스 목표 60% 달성 계획을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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