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빅2 구제, 만병통치약 아니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9.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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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짐로저스 "모기지 축소 우려"… 버핏 "대안 없었다" 반박도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에 대한 미 재무부의 파격적인 구제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분위기가 일시에 반전됐다.
아시아 유럽에 이어 미국 증시도 큰 폭으로 상승한채 마감하면서 미국발 글로벌 신용경색 및 경기침체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에 대한 구제조치는 금융시장의 '미봉책'에 불과하며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는 우려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 "미 주택시장 압박 더 심해질 것"



미 재무부의 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1차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 투입이 가져올 부담에 대한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가이자 중국 시장 전문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무능하고 부도덕한 자들을 위해 미국의 부채를 1주일만에 두배로 늘렸다"며 왜 자신이 이런 일에 세금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구제책'이 오히려 모기지 시장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랐다. 구제책에 따르면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은 2010년부터 매년 자산의 10%를 감축, 2500억달러까지 자산규모를 줄여나가도록 돼 있다.
로저스는 두 회사의 자산감축이 주택시장에 또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집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모기지 대출을 받기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날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전에는 급등(가격 하락)했다가 오후 들면서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시장의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한다.

오후 3시20분 현재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0.05%포인트(5bp) 하락한 3.66%를 기록했다. 오전에는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의 구제책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15bp 상승(가격하락)한 3.85% 까지 오르기도 했다. 두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가세했다.


미즈호 증권의 국채 거래 책임자 시어도어 에이크는 "패니 프레디의 구제가 두 회사의 장래에 대한 불투명성은 줄였지만 나머지 경제 부문은 여전히 의문부호로 남아있다"이라고 말했다.

◇ 증시, 강세반전 기대 성급



이날 유럽 증시 등 세계 각국 증시가 급등한 것도 최근 단기 급락에 따라 반등 탄력이 폭발한 것일뿐 장기 상승추세로의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애틀란티스 자산운용의 마이클 콘 대표는 "은행들이 추가로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없어질때까지는 강세장 전환은 힘들다"고 밝혔다.

채핀 힐 투자자문의 캐시 보일 대표 역시 "장기적으로 볼때 우리는 스태그 플레이션 상황에 놓여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투자들이 정부가 금융회사들을 모두 구제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을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달리는 버스에 올라타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현재의 주가급등을 '달리는 버스'에 비유하며 현재로서는 앉아서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 "대안 없다"..필요한 조치

두 회사에 대한 구제책을 지지하는 측에서도 이같은 조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잇다.

일찌감치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던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은 8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올바른 일이 행했다"며 "이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브뤼셀의 KBC뱅크도 보고서에서 "구제책이 일순간에 모기지와 주택시장, 금융시장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줄수는 없지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상황을 개선하고,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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